샌디스크 컨소시엄, 표준화 주도
‘개방형’ 연결 방식에 생태계 확대
512GB·대역폭 3.0TB/s까지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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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반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HBF(고대역폭플래시)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D램 기반의 HBM(고대역폭메모리)처럼 낸드를 수직으로 쌓는 HBF는 AI(인공지능) 추론 확산에 따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신기술의 표준을 선점하면서 HBF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만든 표준에는 용량과 대역폭·연결 방식 등이 규정돼 있다. 용량은 낸드 다이를 8단과 16단으로 쌓는 두 가지 스택 구성을 기준으로 최대 512GB까지 정의했다. 대역폭은 세 등급(Grade 1~3)으로 나눠 약 0.4TB/s에서 3.0TB/s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연결 방식도 개방형을 택해 많은 참여자가 유입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개방형 표준 인터페이스 규격인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를 채택해 GPU(그래픽처리장치)·CPU(중앙처리장치) 등 종류가 다른 프로세서에도 HBF를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다.
규격 공개도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Open Compute Project)를 통해 이뤄져 업계 전체가 함께 활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 후보로 HBF를 적극 개발해왔다.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HBF 표준화 협력을 시작으로 지난 2월 본격적으로 HBF 스펙 표준화 컨소시엄을 꾸렸다. 킥오프 행사를 통해 구체화 작업에 돌입했다.
HBF는 AI가 학습에서 추론 단계로 넘어가면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에이전틱 AI 상용화에 따라 처리해야 할 데이터는 급격히 늘고 요구 속도와 효율도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이다.
HBF는 HBM과 SSD(솔리드스테이트)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HBM처럼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으면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낸드를 사용해 전력 효율성이 높다. D램 대비 큰 용량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표준 공개를 계기로 AI 스토리지 시장에서 HBF 채택을 확대하고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재 HBF 컨소시엄에는 구글, 텐스토렌트가 참여하고 있다. 개방형 협력을 바탕으로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기술 완성도와 시장 수용성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4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김천성 설루션개발 부문장과 강욱성 차세대 상품기획 담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서 공동 키노트 연설에 나선다.
두 사람은 ‘AI 에이전트 시대, 계층형 메모리에 기반한 AI 인프라의 효율적 구현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HBF가 소개될 예정이다. D램 기반 HBM과 낸드 기반 HBF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최적화하는 ‘계층형 메모리(Tiered Memory)’ 기반 차세대 아키텍처를 새로운 방향성으로 제시한다.
오는 6일에는 임의철 SK하이닉스 설루션 AT 담당과 샤오위 마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라지브 나가비라바 샌디스크 부사장이 ‘HBF로 메모리 월을 넘다’는 주제로 패널 토의를 펼친다. 세 발표자는 AI 인프라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메모리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짚고 이를 돌파할 해법으로서 HBF의 역할과 가능성을 집중 조명한다.
또 SK하이닉스는 이번 FMS 2026에서 개발을 진행 중인 10세대(V10) 375단 4D 낸드의 웨이퍼와 제품도 최초 공개한다. 이전 세대보다 전력 대비 성능을 2.5배 높인 것이 특징으로 데이터센터 환경에 최적화됐다. 내년 초 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고용량 eSSD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천성 부문장은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데이터 처리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HBF를 통해 메모리와 스토리지 간 경계를 확장하고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아키텍처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