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근로 대가 아닌 사후 이익분배…EVA 기준이 합리적”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
학계·경영계, R&D·설비투자·주주권 고려한 제도 정비 촉구
“영업이익, 전적으로 경영판단 사안”
“기업 투자여력· 주주 권리 고려 제도 정비 필요”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노동국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영업이익 N% 성과급’이 재계의 새로운 노사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성과급을 쟁의대상인 ‘근로의 대가’로 해석하면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영업이익을 활용하는 방안은 전적으로 경영판단 사안이며, 기업의 투자 여력 및 주주 권리를 함께 고려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노동국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는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김동희 경총 근로기준정책팀장, 구자형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참여했다.

▶“성과급, 의무 교섭사항서 배제돼야”=박지순 교수 이날 발제를 통해 영업이익 연동 경영성과급을 ‘근로의 대가’보다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이익이 발생해야 지급되고 규모의 변동성이 큰 데다 개별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동법상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까지 넓히면서 ‘영업익 N%’ 요구가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구조조정과 외주화는 물론 AI·로봇 도입, 투자·생산계획, 성과급 등 광범위한 경영 판단이 교섭과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의 보완책으로 계약 외 사용자를 판단하는 권한·책임·직접성·구체적 범위의 명문화 사업장 운영규범과 임금·성과급 등 계약내용 규범의 구분 안전관리 활동에 대한 사용자성 판단의 ‘안전지대 마련 등을 제안했다.

구자형 변호사는 “고용노동부에서 ‘N% 성과급’이 의무적 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법원이나 노동위원회를 구속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며 “(노란봉투법)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 등 행정입법으로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의무적 교섭사항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설명했다.

홍기용 교수는 영업이익을 성과급 산정의 단일 기준으로 삼는 방식에 회계·재무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영업이익에는 이자비용, 환차손, 법인세, 비경상 손실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당기순손실을 기록해도 영업이익만으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면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영업이익 N%’ 방식은 주주와 근로자 사이 비대칭을 초래하고 개정 상법의 취지에도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급을 사후적 이익분배로 보고, 당기순이익이나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성과급의 동기부여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영업이익 기준의 과도한 성과급이 대기업에서 관행화되면 중소기업, 공기업, 자영업 영역까지 유사한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 산업 전반의 비용구조를 왜곡하고 기업의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단기적 노사 타협을 넘어 주주총회와 이사회, 합리적 성과지표와 명확한 법적 절차를 통해 한국형 성과공유 모델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 기준시 기업 활력 저해”=국민의힘 의원들은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으면 지속가능성과 기업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 의원은 “노란봉투법 입법 과정에서 현재 논란이 되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은 충분한 논의 없이 법안 처리 당일 급작스럽게 쟁의 대상에 포함됐다”며 “법 시행에 따른 파업과 노사 갈등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합리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사악한 정권과 무능한 정권, 지금 정권은 둘 다인 것 같다”며 “정부가 노란봉투법으로 인한 혼란을 알았든 아니었든 정부법안으로 노란봉투법 개정안을 내며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영업이익이 곧바로 배분할 수 있는 현금이나 잉여재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성과급은 현금흐름과 투자계획, 생산성, 개인·조직의 기여도, 중장기 경영성과를 종합해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동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와 구자근 산자중기위 국민의힘 간사도 “일률적인 잣대로 성과급을 규정하면 산업 경직성만 키울 수 있다”며 장기적인 논의를 주문했다.

영업이익의 활용은 기업 고유의 경영판단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희 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기준정책팀장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노동법상의 교섭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며, 영업이익의 활용은 기업 고유의 경영판단 사항”이라며 “어떤 산정식을 쓰든 경영성과의 배분 기준과 규모를 단체교섭으로 설정하는 행위 자체가 경영판단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경영진의 결정에 앞서 노사협의회에서 성과배분 방향을 협의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정부와 국회가 기업이 영업이익을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