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취소·대화 재개 기대에 매도세
이란은 “미국과 대화 없다” 즉각 부인
OPEC+ 증산 결정도 유가 하락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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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인도 구자라트주 문드라항에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온 인도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가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유가가 5% 안팎 급락했다. 다만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 계획을 부인하면서 중동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4.7% 내린 배럴당 83.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1% 하락한 배럴당 80.34달러에 마감했다. WTI 종가는 지난달 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습을 예고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행동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1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동 국가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격을 취소한다고 밝혔고, 2일에는 “호르무즈에 관한 합의가 있다”며 이란과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어 3일에는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안전을 위한 이란과 오만 간 협의일 뿐이라며 미국과의 대화 일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이란과 오만 사이의 사안”이라며 미국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도 함께 완화될 것으로 보고 원유 선물을 대거 매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 변동성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했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무력화된 이후 양측이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부인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시장 자문사 리터부시앤드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에서 “이번 원유 선물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또 다른 과잉 반응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정치적 발언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공급 증가 전망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전날 화상회의를 열고 오는 9월부터 하루 18만8000배럴 규모의 증산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증산 물량은 9월부터 시장에 반영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유가 향방이 미국과 이란 간 실제 협상 재개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수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