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2%까지 떨어졌는데 ‘자신만만’…트럼프 뭘 믿고 이러나

CNN 34%·AP 33%·퀴니피악 32%…재선 대통령 역대 최저 수준
이란 전쟁·고유가에 민심 악화…그래도 트럼프 “여론조사는 가짜”
전문가 “핵심 지지층 정치 여전…정책 수정 가능성 낮아”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주말 일정을 마친 뒤 메릴랜드주 조인트베이스 앤드루스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며 우산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실제 내 지지율은 역대 최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렇게 적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국정 지지율은 30% 초반까지 떨어졌고, 일부 조사에서는 재선 대통령 기준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 기조를 바꾸기보다 기존 노선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지지율이 대통령 재임 기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정책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34%로 집계했다. 이는 2021년 1월 의회 난입 사태 직후 기록했던 자신의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 조사에서는 33%, 퀴니피악대 조사에서는 32%를 기록했다.

NYT는 1940년대 이후 여론조사 기록을 기준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대통령 가운데 같은 시점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일하게 더 낮은 사례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을 앞뒀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뿐이었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비교하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갤럽 조사 기준 같은 시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64%,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61%,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58%였다. 지지율이 낮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43%를 유지했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과 국제유가 상승이 꼽힌다. NYT는 미국 역사상 전쟁 초반부터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높았던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현재 이란 전쟁 반대 여론은 찬성보다 약 두 배 많다고 전했다.

경제와 물가, 이민 등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으로 평가받던 분야에서도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공화당 내부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상황에서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상 이런 지지율이라면 백악관은 정책 수정이나 참모진 교체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관세 정책을 확대하고 이란 문제에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등 기존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여론조사보다 자신의 정치적 성공 방정식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당시에도 “여론조사는 기자들만큼 부정직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트루스소셜에는 “실제 내 지지율은 역대 최고”라며 자신이 의뢰한 조사에서는 50%, 다른 조사에서는 65% 이상이 나왔다고 적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공화당 전략가 더글러스 헤이는 NYT에 “그는 숫자와 상관없이 항상 강한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며, 여론조사는 조작됐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전략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 대선에서 한 번도 전체 득표율 과반을 얻지 못했고, 재임 중 지지율이 50%를 넘긴 적도 거의 없지만 핵심 지지층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결집시키는 방식으로 공화당을 장악해 왔다고 짚었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크리스틴 솔티스 앤더슨은 “지금처럼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시대에는 과거처럼 지지율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면서도 “30% 초반은 단순히 부동층을 잃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NYT는 과거 대통령들이 지지율 하락에 정책을 수정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직관과 핵심 지지층을 더 신뢰하는 만큼 이번에도 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