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놀란 감독 첫 내한 “반갑고 기뻐”
영웅 ‘오디세우스’의 귀향 위한 10년 여정
“인생의 지점에 따라 다른 울림 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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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샤를리즈 테론(왼쪽부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 배우 맷 데이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갑판에 오르고, 산을 타고,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들어가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관객을 초대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격랑의 파도에 172분이 쓸려간 느낌이다. 3000년을 건너온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는 이 시대의 스토리텔러, 크리스토퍼 놀란의 손에서 경이롭고도 웅장한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영웅이라 불린 남자 ‘오디세우스’가 신들의 분노를 헤치고 가족의 품으로 향하는 10년에 걸친 시련의 서사. 신화에 발을 붙인 이야기는 할리우드의 모든 기술, 자원, 그리고 최고의 배우들을 쏟아 부은 현대 블록버스터로 다시 태어나 오는 5일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오디세이’다.
‘오디세이’ 홍보차 처음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디세이’는 관객들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한다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라고 소개하며 “영화를 가지고 한국에 오게 돼 기쁘고 반갑다”며 내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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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이 자리에는 놀란 감독을 비롯해 프로듀서인 엠마 토마스, ‘오디세우스 역’의 맷 데이먼, 그리고 ‘칼립소’ 역의 샤를리즈 테론이 함께 했다.
놀란 감독은 지난달 초 자필 편지로 직접 내한 소식을 알리며 국내 영화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배급사 등에 따르면, 이번 내한은 놀란 감독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성사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놀란 감독은 한국에 대한 반가움과 팬들과의 만남을 앞둔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놀란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인터스텔라’(2014)를 많이 좋아해주셨다고 들었다. 그때부터 한국에 정말 오고 싶었다”면서 “내가 가본 적 없는 나라가 내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은 신기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그 나라에 영화를 가지고 가서 관객과 함께 이야기하고, 어떤 느낌인지 공유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맷 데이먼은 지난 2016년 ‘제이슨 본’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 1일 한국에 도착한 그는 고척돔을 찾아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각 팀을 응원하는 한국 야구의 응원 문화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면서 “야구팬들의 팬심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야구장 방문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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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디세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
샤를리즈 테론과 엠마 토마스도 첫 공식 내한에 대한 설렘과 기쁨이 가득 담긴 소감을 전했다. 샤를리즈 테론의 경우 지난해 딸과 함께 관광차 한국을 찾아 홍대 거리를 거니는 모습이 포착돼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한국에 머물며 친구들을 만나고, 음식도 많이 먹었다”면서 “한국의 스킨케어도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웃었다.
맷 데이먼은 앞서 ‘인터스텔라’에서는 조연으로, ‘오펜하이머’(2023)에서는 레슬리 그로브스 장군 역으로 출연하며 이미 두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놀란 감독의 영화에서 주연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오디세우스’ 역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최고의 기회이자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맷 데이먼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현장의 모든 이들이 진심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영화를 위해서 자신을 헌신하는 이들과 땀 흘리며 함께 촬영하는 것은 정말 힘들었고, 동시에 너무나 즐거웠다”고 말했다.
‘오디세우스’를 자신의 섬에 붙잡아 두는 신비로운 존재 ‘칼립소’를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은 이번 영화로 놀란 감독과 첫 호흡을 맞췄다. 그는 “촬영 후반부에 합류하면서 상당히 떨렸다”면서 “놀란의 영화라고 하면 스케일이 크고 장대하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막상 촬영장 분위기는 따뜻해서 마치 독립영화를 찍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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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왼쪽부터), 배우 맷 데이먼과 샤를리즈 테론,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가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
영화 ‘오디세이’는 이미 전 글로벌 오프닝 스코어 2억6406만달러(약 3770억원)를 기록, 놀란 감독의 작품 중 종전 최고 기록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를 뛰어넘으며 무서운 기세로 전 세계 극장가를 집어삼키고 있다. 제작비 역시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약 3600억원)가 투입됐다. 압도적인 규모의 세트와 수개월에 걸친 답사 끝에 찾아낸 세계 곳곳의 로케이션, 그리고 수천 명의 출연진으로 놀란 감독은 20년 이상 가슴에 품어온 꿈의 프로젝트를 원 없이 스크린에 펼쳐보인다.
놀란 감독과 30년 넘게 함께하고 있는 그의 배우자이자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는 ‘오디세이’가 “모든 것을 쏟아부은, 정말 치열하게 만든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정말 힘겨운 과정이었다. 로케이션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촬영했는데, 막바지에는 정말 빨리 끝내고만 싶었다”면서 “지친 와중에 놀란 감독이 마지막 컷을 외치고, 모두 함께 축하의 샴페인을 들었는데 정작 아무도 현장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떠올려보면) 놀라웠던 기억”이라고 밝혔다.
영화 ‘오디세이’는 오랫동안 인류가 노래해 온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놀란 감독의 각색과 연출 안에서 영화는 웅장하고도 경이로운 시네마틱 경험을 넘어 전 인류가 나눌 수 있는 힘 있는 메시지를 나누며 ‘극장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든다. 여기엔 온라인 시대에도 극장만이 줄 수 있는 집단적 경험에 대한 놀란 감독의 변치 않는 믿음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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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디세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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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디세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
놀란 감독은 “영화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 극장이 줄 수 있는 것은 다른 관객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경험”이라며 “개인적이면서 집단적인 경험은 영화와 극장만이 줄 수 있고, 굉장히 색다르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독과 배우들은 한국 관객들이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함께하며, 다양하게 즐기고 공감하길 바란다는 끝인사를 전했다.
놀란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원하는 답을 떠올리길 바란다”면서 “모험 이야기 자체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다.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맷 데이먼은 “(개봉을 앞두고) 설레고 떨린다”면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처럼 관객이 인생의 어느 지점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울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를리즈 테론은 “아무것도 모르고 극장에 가셔서 새로운 여정을 떠나보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고, 엠마 토마스는 “연결, 유대에 대한 메시지는 3000년 전이나 오늘날이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극장을 찾아 다양한 사람들과 유대감을 경험하는 집단적 체험을 누려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