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붕괴로 18조 날렸다…‘AI 노스트라다무스’의 추락

[AP]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인공지능(AI)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온 헤지펀드가 지난달 67% 손실을 내고 보유 자산 대부분을 매각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400% 레버리지로 투자했다가 펀드 규모 200억달러(약 28조원)를 기준으로 지난달 130억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한때 450억달러(약 63조원)까지 불어났던 SA의 포트폴리오는 손실과 매각을 거쳐 100억달러(약 14조원)로 줄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창업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손실이 커지자 세계 주요 헤지펀드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수십억달러 규모 보유 자산을 시타델에 넘겼다. 아셴브레너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더 높은 수준의 회복력을 확보하겠다”며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 일부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월가의 한 베테랑 투자자는 “거품 덕에 서류상 억만장자가 된 25세 청년”이라며 “다들 펀드는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수탁자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잊는다”고 했다.

아셴브레너는 19세에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샘 뱅크먼-프리드가 이끌던 FTX에서 일했다. 2023년 오픈AI에 합류해 AI를 감독하는 팀에 소속됐고 1년여 뒤 해고됐다. 그는 최근 자신의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 이 상황을 맞닥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셴브레너는 펀드 설립 당시 165쪽 분량의 에세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앞으로의 10년’을 발표해 ‘AI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 이방카 트럼프가 호평하자 대형 투자자들이 펀드에 자금을 댔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사태를 2000년 닷컴 붕괴,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관련 생태계 기업 전체가 세상을 바꾸고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지만 실제 그런 기업은 소수였다고 지적했다.

대형 연기금의 한 투자 담당자는 뉴욕포스트에 “가까운 시일 내 현금 수익이 확인되는 AI 기업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AI 도구 상당수가 무료이거나 이용자 확보를 위해 낮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며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탄광 속 카나리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