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탱탱해도 티 난다”…보톡스 적당히 ‘전략적 주름’ 대세 [나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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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에서는 보톡스로 이마를 완전히 펴는 대신, 표정을 지을 때 살짝 잡히는 잔주름을 일부러 남겨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나치게 매끈한 피부가 오히려 ‘나이를 필사적으로 감추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보톡스는 ‘많이’ 맞는 시술에서 ‘적당히’ 조절하는 시술로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랜기간 이마 주름을 없애기 위해 보톡스를 맞아온 스테파니 아벤트(45)는 어느 순간 주름이 다시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토록 원했던 매끈하고 반질반질한 피부가 오히려 ‘나이를 감추려고 애쓴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았다”며 “40대가 되면 너무 매끈한 이마는 마치 ‘나 보톡스 맞았어요’라고 광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재도 그는 보톡스와 필러 시술을 받고 있지만, 이마의 잔주름은 일부러 남겨둔다.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보톡스가 주름 개선 목적으로 미국에서 처음 승인된 것은 2002년이다. 이후 얼굴 근육을 이완시키는 보톡스와 유사한 신경독소 시술은 대중화됐고 접근성도 크게 높아졌다. 그 결과 한때 선망의 대상이던 ‘완벽하게 매끈한 얼굴’은 오히려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 실제로 30대 이상 소비자들 사이에서 표정이 살아있는 자연스러운 주름을 유지해달라는 요구가 늘고 있다.

미국 뉴욕 웨일코넬 의대 피부과의 앤서니 로시 교수는 이런 현상을 ‘전략적 주름’이라고 부른다. 그는 적당한 주름은 사람에게 개성과 인격을 더해준다“고 말했다. 로시 교수는 이마뿐 아니라 눈가 주름도 일부 남겨달라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전히 보톡스와 필러를 맞지만 예전보다 훨씬 적은 양을 사용한다. 대신 자연스러운 효과를 위해 다른 시술을 함께 받는 경우가 많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 피부과 전문의 아네 타 레슈코는 대표적인 시술로 피부 속에 히알루론산을 주입하는 ‘스킨바이브’와 고주파 마이크로니들 시술을 꼽았다. 이 밖에도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프락셔널 레이저나 다른 부위의 지방을 얼굴에 이식하는 시술도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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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보톡스의 인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성형외과학회에 따르면 보톡스를 비롯해 디스포트, 제오민, 주보, 닥시파이 등 신경독소 주사는 여전히 가장 많이 시행되는 비수술 미용 시술이다. 지난해 시술 건수는 전년보다 4% 증가한 988만건에 달했다.

다만 ‘맞는 방식’이 달라졌다. 텍사스주의 레이시 해리스(40)는 지금도 이마와 입가 등 얼굴 전체에 보톡스를 맞고 있지만 최근에는 용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얼굴이 자연스럽게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는 보톡스 자체를 중단하기도 했다. 보톡스는 얼굴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경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인데, 과도하게 주입하거나 위치가 잘못되면 원치 않는 부위가 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피부과 전문의 도리스 데이는 오히려 잦은 보톡스 대신 얼굴 근육 운동을 권한다. 그는 귀 주변 턱 근육을 조이는 ‘이어 리프트(Ear Lift)’ 운동이 미간은 찌푸리는 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주름’이라는 표현을 만든 로시 교수 역시 과거에는 이마 주름을 막기 위해 보톡스를 맞았지만 지금은 중단했다. 그는 이마가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더 신뢰감을 주고 오랜 의사 경험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도 그는 일부 미용 시술은 받고 있지만, 눈가 주름만큼은 그대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