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휩쓴 ‘강아지 로고’…비결은 ‘K-감성’ [언박싱]

LF 헤지스, 올 상반기 러시아 매출 110%↑
중국선 20% 늘어…매출 절반 이상이 해외
‘韓브랜드 정체성’ 담아낸 수주회 전략 주효
대표 제품에 오방색·달항아리·조각보 녹여
“해외바이어 호응…패션 브랜드 선도 사례”


2027년 봄·여름(SS) 시즌을 앞두고 지난달 22일부터 보름 동안 서울 명동 플래그십 ‘스페이스H 서울’에서 진행되는 헤지스의 수주회에 참석한 러시아 바이어들 [LF 제공]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LF의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가 올해 상반기 러시아, 중국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K-패션에 대한 세계 각국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해외 시장과 접점을 늘린 수주회가 기폭제가 됐다.

2일 LF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헤지스의 러시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2024년 진출한 러시아는 해외 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국가다. 또 다른 핵심 시장인 중국은 같은 기간 매출이 20% 늘었다. 올해 초 상하이 신천지에 오픈한 플래그십 매장 ‘스페이스H 상하이’를 포함해 600여개 매장이 운영 중으로, 전체 해외 매장의 75%를 차지한다. 이 밖에 대만, 베트남 등에도 진출한 헤지스의 해외 매출은 국내를 소폭 상회할 정도로 높아졌다.

해외 매출은 K-패션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과 함께 늘었다. 주효했던 전략은 수주회를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주문을 받는 자리가 아닌,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자리로 삼은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 이틀간 열렸던 수주회 기간을 대폭 늘렸다. 첫 시도가 있었던 2026년 봄·여름(SS) 시즌을 앞둔 지난해 8월 수주회는 열흘간 진행됐다. 이 기간 전년 대비 30% 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방문했다. 전체 수주 규모도 10% 늘었다.

2027년 봄·여름(SS) 시즌을 앞둔 올해는 지난달 22일부터 보름 동안 수주회를 진행한다. 올해는 200여명의 해외 바이어가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의 미감을 전면에 녹여낸 새 시즌 핵심 상품들을 선보였다. 시그니처 라인 ‘헤지스 아이코닉’은 한국의 전통적인 오방색을 품었고, 프리미엄 데님 라인 ‘헤지스 블루’는 한국적인 조형미와 실루엣을 담았다.

헤지스 수주회가 열리는 서울 명동 플래그십 ‘스페이스H 서울’에 국가무형유산 박영애 침선장과 협업한 조각보가 전시돼 있다. [LF 제공]


수주회가 열리는 명동 플래그십 ‘스페이스H 서울’ 내부에는 국가무형유산 박영애 침선장과 협업한 조각보 작품을 전시하고, 여러 점의 달항아리를 배치했다. 오방색을 담은 컬러 팔레트도 벽면에 설치됐다. 헤지스 관계자는 “청자의 은은한 푸른빛과 무명의 자연스러운 질감, 조각보의 색 조화를 현대적인 데님으로 풀어냈다”며 “가장 보편적인 소재 위에 가장 한국적인 감성을 입힌 시도”라고 설명했다.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가별 상담도 이뤄지고 있다. 기존에는 여러 국가 바이어를 한꺼번에 상대했지만, 현재는 각국 시장 특성을 반영한 상품 전략을 논의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러시아는 소비자 체형을 고려해 사이즈를 키웠고, 베트남은 골프 라인을 확대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이 이 자리에서 논의됐다.

LF 측은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새로운 브랜드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국가별 사업 방향까지 설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수주회의 역할을 확장한 K-패션 브랜드 선도 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