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전 구매”…‘액상 전담’ 단속 피하는 꼼수에 지자체들 골탕 [서울N]

담배사업법 개정안, 4월 24일부터 시행
4월 24일 전 반출·수입 신고 합성 니코틴 제품에는 해당안돼
종로·구로구·영등포 등서 합성니코틴 과태료 부과 취소 속출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4월 24일 전에 수입 반출된 담배예요. 과태료 부과대상이 아닙니다.”

‘합성 니코틴’이 포함된 액상형 담배를 금연구역에서 피우다 적발된 뒤 ‘개정 담배사업법 시행전 수입, 반출’됐다는 이유로 과태료 부과대상에서 면제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단속을 맡은 지자체들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고도, 제조 연월에 따라 과태료 부과 여부가 갈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구는 6월 24~28일 적발된 금연구역 흡연행위 214건 중 4월 24일 이전에 제작됐다는 의견을 제출해 과태료를 면한 소명건수는 3건이다. 지난달 중학천 금연거리(10일), 서울대병원 금연거리(15·20일) 등 모두 금연거리에서 액상형 담배를 피우다 적발 된 건들이다. 다른 구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다. 1일에도 구로디지털단지역 10m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다 적발됐지만 4월 24일 이전 구입했다는 증빙 자료가 제출돼 과태료 부과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달 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도 유사한 적발건이 있었다. 울 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에도 제조연일을 이유로 과태료 부과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자체는 단속후 발송되는 감면안내서를 통해 ‘2026년 4월 24일 이전 수입 반출된 합성 니코틴 액상형 담배는 증빙자료 제출 등 본인 소명 시 단속 대상에서 제외가능’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합성 니코틴을 담배로 포함하는 개정 담배사업법은 올해 4월 24일부터 시행됐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는 두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올해 6월 24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법 시행일 전에 유통된 담배에 대한 단속 여부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4월 24일 제조된 합성 니코틴의 경우 ‘담배’ 정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실제 복지부는 집중점검 전 각 지자체에 보낸 ‘담배 정의 확대에 따른 국민건강 증진법 적용 관련 Q&A’에서 “담배 사업법상 담배 정의에 해당되지 않는 제품임을 소명할 수 있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사후 소명을 할 수 있다”고 밝히며 담배 사업법상 담배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 제품으로 ①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하지 않는 흡입제품 ②2026년 4월 24일 이전 반출 및 수입 신고된 니코틴 원료로 만든 흡입제품을 적시했다.현장에서 똑같은 액상형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도 반출 및 수입 날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재정경제부가 개정 담배사업빕 시행에 앞서 발표한 ‘담배의 제조장 반출일 등의 표시방법 및 식별조치에 관한 고시’도 단속을 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혼선을 일이키는 요소 중 하나다. 법 시행전 만들어진 재고 담배를 피우다 기재부 고시에 따르면 담배사업법 시행일인 4월 24일 전 수입된 재고제품 판매 시,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실제로 액상형 담배 전문점 일부는 ‘담배사업법 시행일(2026년 4월 24일)이전 제조 수입된 재고 제품을 판매중’이라는 문구를 가게 앞에 붙여 놓으며 ‘본 제품은 개정 담배사업법 시행 이전에 제조 또는 수입신고된 재고제품으로 소비자 기본법에 따라 고지드린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 현장에서 혼란이 예상된다”며 “액상 케이스는 4월 24일전에 만들고 니코틴 액만 바꿀 경우 단속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우려를 담아 복지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했지만, 복지부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된 담배사업법을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며 “4월 24일 전에 수입, 반출된 액상형 담배도 단속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