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더튼' 집값 폭등…상반기 중위가격 20% 오른 1000만달러
오픈AI·스페이스X 등 잇따른 대형 IPO·기술주 붐이 부자들 거주 이끌어
부유세 도입 논란에도 "실리콘밸리 네트워크 대체 불가능" 인프라 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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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호세에서 18마일 거리인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부촌인 캘리포니아 애더튼(Atherton)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피셔 아일랜드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고가의 주택가(ZIP code) 타이틀을 되찾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과 초대형 기업공개(IPO) 붐을 타고 테크 업계 신흥 부호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 3200만달러 저택이 3일 만에 '웃돈' 붙어 팔려
부동산 정보업체 프로퍼티샤크(PropertyShark)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애더튼의 주택 중위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0% 급등한 약 1000만 달러(약 138억 원)를 기록했다.
최근 애더튼의 한 6베드룸 저택은 3200만 달러(약 440억 원)에 매물로 나온 지 단 72시간 만에 호가보다 50만 달러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현지 중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만 3000만 달러가 넘는 초고가 주택 거래가 5건이나 이뤄졌다"며 "이는 지난해 연간 기록(6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이 같은 과열 양상을 2000년대 '닷컴 버블' 당시를 연상시키고 있다. 현지의 한 부동산중개업체에 따르면 올해만 1000만 달러 이상의 주택 매매가 50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 AI·IPO 대박이 부른 실리콘밸리의 'K자형 양극화'
이번 부동산 열풍의 핵심 동력은 단연 'AI 붐'이다. 오픈AI, 앤트로픽 등 거대 AI 기업의 가치가 폭등하고, 최근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IPO 등으로 엄청난 자본을 쥐게 된 창업자와 투자자, 핵심 임원들이 애더튼으로 몰려들고 있다.
노후화된 집을 매입해 허물고 현대식 저택으로 재건축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개발 사업도 한창이다. 2년 전 570만 달러에 매입된 한 단층 주택은 최신식 저택으로 탈바꿈한 뒤 지난 4월 3100만 달러(약 427억 원)에 되팔렸다.
하지만 지역 경제의 'K자형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AI 산업이 부의 창출을 독식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감원과 주거비 상승으로 일반 주민들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억만장자세' 추진에도…선호도는 여전
부의 불평등 심화에 대응해 캘리포니아주는 오는 11월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5%의 일회성 특별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투표에 붙일 예정이다.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등 일부 억만장자들이 타주로 거주지를 옮기는 등 '부유층 탈출(Exodus)'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애더튼의 열기는 식지 않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가 가진 독보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프라 때문에 최상류층이 쉽게 지역을 떠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고가주택거래를 주로 취급하는 한 부동산 중개인은 "억만장자들에게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인적 네트워크는 단순한 세금 문제보다 훨씬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프라이버시 침해와 치안 우려가 커지면서 거래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최근 애더튼 주택 거래의 약 24%는 공개 시장에 올리지 않는 '비공개 매매(Off-market)'로 이뤄졌으며, 상당수가 유령회사(LLC)를 통해 매수자 신원을 숨긴 채 진행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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