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첫 순회경선 지역인 충청권에서 권리 당원들은 이른바 '진짜 친명(친이재명)'을 자처하며 당청 관계 안정론을 내세운 김민석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애초 이곳은 정청래 후보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에서 김 후보 본인도 7%포인트(p)차 열세를 사실상 1차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예상을 깨고 승리하면서 전당대회 선거전을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선명한 개혁 기치와 함께 적통 후보론을 부각했던 정 후보도 김 후보를 303표차로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저력을 보였다.
특히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 3명도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면서 친청계가 끌어오는 지지세가 만만찮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감정 섞인 공방으로 치닫는 김 후보와 정 후보 간 대결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1일 충북 청주시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
◇ 김민석, 정청래 고향서 303표차 박빙 승리
1일 발표된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3만632표(45.05%), 정 후보는 3만329표(44.61%), 송영길 후보는 7천27표(10.34%)를 각각 득표했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표 차이는 303표, 득표율 차이는 0.44%포인트(p)에 불과했다.
김 후보는 애초 권리당원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충청권에서 사실상의 열세를 인정했다.
김 후보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1주 차에 저희가 조금 밀릴 것인데, 7%까지 밀리는 정도면 2주 차에 비기고, 3주 차에 대승하면서 안정적으로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충청과 2일 발표되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권리당원 투표에서 좁은 격차의 패배를 하더라도 호남과 수도권에서 뒤집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럼에도 이날 박빙이기는 하지만 승리한 것을 두고 당권 경쟁을 친명(친이재명) 대 반명(반이재명) 구도로 짜고, 정 후보를 반명 후보로 규정한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직후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공항 환송 행사에 당시 총리였던 김 후보만 불렀다.
당 대표였던 정 후보의 불참을 두고 당시 당내에서는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났다는 말이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반명 프레임과 함께 실용·외연 확장 노선을 강조한 전략 역시 중도 성향이 강한 충청권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후보는 대전에서 투표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충청은 정 후보의 연고지이고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지역이라 조직적으로는 사실 대응할 수 있는 특별한 전략이 없었다"며 "그런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혁신에 대한 요구를 당원과 국민이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격차가 아주 큰 것은 아니다"라며 "원래부터 충청과 내일 부산·울산·경남이 가장 어려운 지역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후보의 연고지이자 핵심 조직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내일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 대표 후보가 1일 충북 청주시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정청래 '석패'에도 만만치 않은 지지세 확인 성과
정 후보의 경우 충청권에서 석패하면서 '추세'를 '대세'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일단은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그는 전날 "불가능할 것 같았던 승리의 고지가 이제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며 "추세가 기세가 되고 기세가 대세가 된다"며 이날 선거 결과에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그의 표현대로 '다구리(집단 몰매)' 상황에서도 45%에 가까운 득표를 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애초 지방선거 압승 실패론으로 책임론에 시달렸던 정 후보가 당 대표 연임 도전 수순에 들어갔을 때에만 해도 "이번에 나오지 않는 게 지혜"(김 후보측 강득구 최고위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무난한 승리를 예측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당심에서는 밀리지만 민심에서는 김 후보를 상대로 우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친청계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8명이 경쟁하는 이 선거에서 친청계인 최민희(22.34%)·한민수(14.13%)·이성윤(10.91%) 후보 3명이 47.38%의 득표를 했다.
특히 최 후보의 경우 2위인 친명계 박선원 후보(16.70%)에 비해 비교적 큰 표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대전에서 기자들에게 김 후보의 반명 공세에 "김 후보는 4년 전 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고 하지 않았나. 반명 선배님이네"라며 "4년 전 이 대통령 탓, 이번 지선 패배는 정청래 탓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1일 충북 청주시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송영길 10%가 막판 변수되나…金·鄭 득표 추세 주목
첫 경선지인 충청권의 결과를 볼 때 향후 관전 포인트는 김 후보가 자신의 분석대로 후반전으로 갈수록 격차를 늘리는 그림을 만들어낼지, 반대로 정 후보가 상승세를 보일지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차적으로는 정 후보가 조직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2일 영남권 경선의 결과가 향후 추세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만약 전체 경선이 끝나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선호투표제 결선 방식에 따라 김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날 3위를 기록한 송 후보의 경우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친명 후보를 자처하면서 정 후보와 각을 세웠다는 점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김 후보가 이날 박빙으로 이기기는 했으나, 송 후보의 표까지 계산에 넣을 경우 당 대표 선거에서는 친명계가 친청계보다 비교적 우위에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다만 충청권 권리당원의 비중은 전체의 10%에 불과한 데다 순회경선 때 발표되는 권리당원 투표 외에 대의원 투표와 함께 일반 여론조사도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특정 후보의 우위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태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