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 같이 오래 살자”…반려견 ‘노화 늦추는 약’ 나온다

혈액검사로 수명예측하고 신약으로 노화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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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입 주변에 흰 털이 늘고, 눈이 조금씩 흐려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진다. 반려견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주치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노화의 신호들이다. 그동안 이런 변화는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이야기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노화가 시작된 뒤에 지켜보는 게 아니라, 미리 발견하고 진행 속도 자체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로열(Loyal)의 수의학 책임자 브레넌 메켄지는 반려견 노화를 늦추는 신약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수의학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노화가 시작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여년간 연구진들은 반려견이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를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를 찾는 데 집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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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연구진은 반려견 937마리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혈액 속 특정 대사 물질 농도가 추적 관찰 기간 동안의 사망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터프츠대의 대니얼 프로미슬로 교수는 “혈액검사만으로도 반려견의 사망 위험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며 “장차 저렴하고 간단한 분자검사를 통해 질병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 것”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연구 분야는 반려견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실제 나이가 아니라 몸 상태를 기준으로 매기는 나이 개념이다. 2024년 네슬레(퓨리나)의 연구진은 반려견 829마리의 건강기록과 혈액검사를 분석한 결과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년 이상 많은 강아지는 사망 위험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진들은 이런 지표를 활용하면 ‘건강 수명’ 자체를 늘리기 위한 맞춤형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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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속도를 늦추는 신약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의 ‘도그 에이징 프로젝트’ 연구진은 면역억제제 ‘라파마이신’을 소량 투여했을 때 심장 건강과 운동 능력, 인지기능,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라파마이신은 이미 생쥐 실험에서 수명 연장 효과가 입증된 약물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반려견에게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약물을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구진은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고 건강수명을 늘리는 약물을 실제 생활환경에서 검증하는 첫 대규모 연구”라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건강한 반려견에게도 처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열은 미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승인을 거쳐 내년 세계 최초의 반려견 노화 지연 신약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약은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 암과 치매 위험이 높아지고 근육 감소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열은 여기에 더해 성장호르몬인 IGF-1을 조절하는 신약 두 종류도 함께 개발 중이다. 회사는 대형견이 소형견보다 평균 수명이 짧은 이유가 IGF-1 호르몬이 계속 높게 유지되기 때문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성장이 끝난 뒤 IGF-1을 낮추면 대형견의 수명을 늘릴 수 있을 거서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