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걸렸는지도 몰라” 벌써 1500명 사망…치료제 없는 에볼라, 급격 확산

6월 9일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 부니아에 있는 에볼라 대응 안전지대 내 의료센터에서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한 의료진들이 에볼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고아원 아이들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3500명을 넘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유행 규모를 기록했다.

31일(현지시간) 민주콩고 언론공보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에볼라 확진자는 3532명으로, 하루 만에 90명이 추가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는 1556명으로 치명률은 44.1%에 달했다. 현재 807명이 격리 또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626명은 완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유행은 확진자 기준으로 2018~2020년 민주콩고에서 발생한 에볼라 유행(확진 3481명·사망 2299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에볼라 유행 사례 가운데서는 2014~2016년 서아프리카 대유행(확진 2만8000여 명·사망 1만1000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번 유행이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칼 스카우 권한대행은 로이터통신에 “지금까지 경험한 에볼라 유행 가운데 가장 빠르게 번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훨씬 더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6년 7월 14일,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 주구(Djugu) 지역의 뭉과루(Mungwalu)에 있는 공동묘지. [로이터]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30~50%에 이르는 희귀한 ‘분디부조(Bundibugyo)’ 변종이다. 이 변이에 대해서는 아직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민주콩고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16차례 에볼라가 발생했지만 대부분은 백신이 개발된 자이르 계통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었다. 현재 이투리주에서 분디부조 변종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 임상시험이 시작됐지만 아직 환자를 모집하는 초기 단계다.

보건당국은 신규 확진자의 약 80%가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는 “방역당국이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민주콩고 북동부 부니아에서 활동하는 국제구호단체 카리타스는 주민 상당수가 여전히 전통 치료사를 찾고 있어 감염 고리를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민주콩고 동부에서는 수십 개의 무장단체가 활동하면서 방역 인력의 접근이 어렵고, 해외 원조 축소로 의료 장비와 인력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감시·보고 체계의 한계로 인해 실제 에볼라 감염 규모가 공식 집계보다 2~4배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