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안 할래요”…상사 되기 싫다는 Z세대, 이유는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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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승진해 관리자가 되는 것이 직장인의 성공이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Z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직급과 연봉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승진을 스스로 거부하는 이른바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 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로뉴스에 따르면 직원 참여도 조사 전문기업 엔펄스의 토마시 슈클라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조사 결과 Z세대 가운데 고위 관리직을 맡아 상사가 되고 싶어 하는 비율은 약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젊은 직장인들이 관리직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승진 이후 늘어나는 책임과 업무 부담이다.

관리자는 경영진에게 사업 목표 달성 여부를 보고하는 것은 물론 팀원들의 업무 성과와 동기부여, 심리적 안정까지 책임져야 한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의사결정 부담과 근무시간도 함께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슈클라르스키 CEO는 “Z세대는 일과 삶의 균형과 관리자가 되기 위해 감수해야 할 희생을 신중하게 비교한다”며 “젊은 직원들은 관리직에 따르는 부담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승진과 연봉 인상이 직장 내 성공의 대표적인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워라밸과 정신 건강, 여가시간, 지속 가능한 근무환경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장시간 근무를 이유로 관리직 승진을 거절한 사례도 화제가 됐다.

지난 4월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한 Z세대 여성 직장인은 회사로부터 주 40시간 이상 근무가 필요한 관리직 승진을 제안받았지만 “주 40시간 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며 이를 거절했다.

그는 승진을 권유한 회사 측에 “현재의 직책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만족한다”며 “연봉 상승이나 승진보다 업무 부담이 적고 개인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승진을 피하거나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지 않으려는 흐름은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으로 불린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서도 확인된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5월 AI 커리어 플랫폼 ‘킥레주메(Kickresume)’ 설문조사를 인용해 응답자의 70%가 정신 건강 관련 복지 혜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더 높은 연봉을 주는 직장도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또 응답자의 80%는 직장 때문에 정신 건강이 악화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관리직을 맡으려는 젊은 인재가 줄어들 경우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기 어려워지고, 조직 운영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인구 감소가 진행 중인 유럽에서는 관리자 부족 현상이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슈클라르스키 CEO는 “새로운 세대의 관리자를 육성하고 팀을 책임질 인력을 준비하지 못하면 조직의 효율성을 유지하는 데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승진에 대한 인식 변화가 단순히 ‘책임 회피’로만 해석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과거처럼 직급과 연봉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기보다 삶의 질과 정신 건강,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관리직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등 새로운 세대의 기대에 맞는 리더십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