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유출 우려’ 자국민 출국 막는다…출입국 규정 강화

산업·기술안보 해칠 우려 있으면 출국 제한
해외서 국가이익 침해 땐 3년간 출국 금지
중국 오성홍기.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중국이 산업·기술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는 자국민의 출국을 제한할 수 있도록 출입국 관리 규정을 강화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과 인재 유출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출입국 관리 규정’을 공포하고 9월 15일부터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새 규정은 중국 국민이 수출 통제나 기술 수출입 관리 규정을 위반해 국가의 산업안보나 기술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관계 부처가 출국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해외에서 국가안전이나 국가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저지른 중국인은 귀국 후 최대 3년간 출국이 제한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외국인 입국 규정도 강화됐다. 외국인이 중국 비자를 신청하거나 입국을 신청하면서 허위 서류를 제출하거나 허위 진술을 한 경우에는 1∼5년간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

이번 규정은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를 국가안보의 핵심 영역으로 규정하며 관련 통제를 강화하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2023년 반간첩법 개정을 통해 간첩 행위의 범위를 크게 확대했고, 국가안보의 적용 범위를 데이터와 기술, 공급망, 핵심 산업 등 경제·기술 분야까지 확대했다. 수출통제법과 기술 수출입 관리 제도를 강화했고 이번에는 출입국 관리 규정에도 기술 안보를 이유로 한 출국 제한 근거를 명문화했다.

특히 이번 규정은 미중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과 인재 유출을 차단하려는 정책 기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월 중국 당국이 미국 빅테크 메타의 중국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 추진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공동창업자 2명의 출국을 금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메타의 마누스 인수를 불허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당국은 당시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AI 핵심 인재와 지식재산권이 미국 기업으로 이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