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스님, 월정사 주지 사임…총무원장 출마 가시화

31일 총무원에 사직서 제출
“한국 불교, 방향 잃어”…종단 개혁 촉구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31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월정사 제공]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월정사 주지직에서 물러나며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시사했다.

정념스님은 31일 오전 법흥사 주지 삼해스님을 통해 총무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념스님은 이날 발표한 사직의 변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월정사 교구장직을 내려놓으며 드리는 말씀’에서 오대산에서 보낸 세월을 돌아보며 “깊이 뿌리내린 것은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산이 가르쳐 주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번 사퇴에 대해 “물러나기 위함이 아니라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라며, 한국 불교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짚었다. 불자 수 감소와 함께 출가자 수는 20년 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고, 청년들의 발길이 끊긴 현실을 언급하며 “더 큰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억원이 선명상 사업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간화선이 무엇인지 철학적 교학적 정리와 관점이 명확하지 않고, 총무원에 권한이 무한 집중돼 전국의 교구는 분담금에 허리가 휘는데도 ‘교구중심제’는 선언뿐”이라며 “이를 지켜보는 것은 더 이상 종도로서, 수행자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정사 주지 재임 기간 단기출가학교, 자연명상마을 옴뷔 개원, 월정사복지재단 설립, 만월노인복지관 개관, 조선왕조실록 환수 등의 성과를 언급하며 “오대산에서 증명된 것이 전국 24개 교구로 확산된다면 한국 불교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념스님은 “수행이 곧 정책이고 정책이 곧 수행임을 그 동안 교구장 소임을 통해 체험했다”며 “오대산이여, 함께 한 사부대중이여! 고맙습니다. 그리고 잠시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말로 인사를 맺었다.

정념스님은 일찌감치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앞서 그는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불교가 빠르게 변해 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자리가 주어진다면 마다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총무원장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오는 9월 3일 실시되며, 8월 11~13일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