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해킹하는 시대…“보안은 경영자의 몫”

신간 ‘대표님, 보안은 IT가 아니라 경영입니다’
“보안은 구조의 문제…경영 의사결정으로 봐야”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통신사부터 이커머스 업체까지…. 지난해 잇따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사이버 공격 사고는 전 국민을 놀라게 만들었다. 기업의 부실한 정보 관리와 경영진의 안일한 태도는 사회적 공분을 샀고,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에서 이탈하게 만들었다.

산업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는 해킹은 한 기업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핵심 산업 기술과 데이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국부의 유출’이자, 국가 핵심 공급망을 흔드는 ‘국가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직결되고 있다. 이제 보안은 정보기술(IT) 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라, 기업 생존을 지키기 위한 최고경영자(CEO)의 핵심 경영 과제가 됐다.

25년 경력의 보안·소프트웨어 전문 기자 김인순과 보안 솔루션 기업 수산아이앤티의 정은아 대표는 신간 ‘대표님, 보안은 IT가 아니라 경영입니다’에서 “대부분의 경영자가 보안을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는 전혀 모른다”며 “사이버 위협의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 상황에서, ‘우리가 당하겠어’라는 착각이야말로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원인”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들은 해킹이 정교한 첨단 기술보다는 지극히 단순한 ‘기본의 부재’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한다. 해커들은 특정 타깃을 수개월간 공들여 노리기보다,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돌려 인터넷에 연결된 전 세계 서버 중 가장 허술한 곳에 침투한다. 실제로 여러 해킹 사고에서 퇴사자 및 외주 직원 계정 방치, 암호키 및 인증 체계 소홀, 기초 웹 취약점 등 관리되지 않은 허점이 드러났다.

많은 경영자가 “뉴스에 나오는 건 대기업 이야기”라며 안도하지만, 중소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해킹 피해 민간 기업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60%에 달한다.

해킹이 발생할 경우 피해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훨씬 더 치명적이다. 대기업은 법무·홍보팀 및 자체 자금으로 수습할 체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과징금 부과 시 연간 영업이익이 날아가거나 곧바로 파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저자들은 “보안은 사람의 문제이기 이전에 구조의 문제다. 그리고 구조를 만드는 것은 경영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인공지능(AI) 해커가 등장한 시대에 경영자는 보안을 경영 의사결정의 문제로 바라보고, 기존 점검 방식만으로 충분한지 되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인순은 “AI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공격자의 능력도 키우고 있다”며 “이제 대표가 보안을 모르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리스크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은 보안 담당자를 위한 기술서가 아니라, 회사를 책임지는 사람이 보안을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경영서”라고 덧붙였다.

정은아는 “보안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방치된 의사결정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며 “대표와 임원이 보안을 어렵고 먼 이야기로 느끼지 않도록, 실제 기업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쉽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