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비축유도 380만배럴 ↓ ‘재고위기’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미국의 원유 재고가 위태로운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4일까지 한 주간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720만배럴, 전략비축유(SPR)는 380만배럴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략비축유는 3억770만배럴로 줄어, 비축 초기 단계였던 1983년 3월 이후 4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유사들이 치솟은 연료 가격에 따라 가동률을 끌어올린 결과다. 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주 정유업계 가동률은 97%에 달했고 중서부 일부 지역은 100%까지 올랐다.
미국 석유 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제약받는 상황에서 아시아·유럽의 에너지 수요를 채우기 위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재고 감소로 인해 미국이 세계 시장의 ‘최종 공급자’ 역할을 하는 능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리서치 기관 커머디티컨텍스트 설립자인 로리 존스턴도 원유·휘발유 재고가 “위태로울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상업용·전략비축유 재고가 지난 4월 이후 약 20% 줄었다”며 “지난 4개월간 전 세계 육상 원유 재고 감소분의 약 70%를 미국이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략비축유 방출과 수출 확대로 그동안 유가 억제 부담을 미국이 짊어져 왔지만, 이런 속도의 재고 소진은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략비축유의 운영상 하한선은 1억8000만∼2억배럴로 추정된다. 이 수준에 도달하면 추가 방출이 인프라 손상이나 파이프라인 운영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FT는 전략비축유 재고가 바닥나면서 미국이 향후 공급 충격에 더 취약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란의 미군 시설 공격과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예고 속에 29일 브렌트유가 7.9% 급등한 배럴당 90.74달러에 마감하는 등 최근 며칠 새 크게 출렁이고 있다. 김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