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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경(왼쪽) 순천향대 교수와 김봉수 이화여대 교수.[한국연구재단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외상성 뇌손상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경염증을 억제하는 장 속 미생물을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순천향대학교 이윤경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김봉수 교수 공동연구팀이 사람 유래 장내미생물인 ‘베이요넬라 라티 균주(Veillonella ratti MHL0042)’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회복시키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항염증성 대사산물(DOPE)이 뇌의 염증을 억제하는 작동 원리를 동물모델에서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MM(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뇌와 척수를 공격해 염증과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는 면역기능 저하에 따른 부작용과 재발 위험이 있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장내미생물이 면역계와 뇌를 연결하는 ‘장-뇌 축’의 핵심 조절 인자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장내 미생물들의 상호작용이 어떤 물질을 만들고, 이 물질이 신경 염증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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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유래 Veillonella ratti MHL0042의 장내 미생물 재구성 및 DOPE 대사산물 생성을 통한 다발성경화증 완화 기전.[순천향대학교 제공] |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장내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이요넬라(Veillonella) 속 미생물에 주목했다.
사람의 장에서 분리한 Veillonella ratti MHL0042를 다발성경화증 동물모델에 투여, 이 균주의 기능과 작용기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 균주는 다른 장내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해 장내 생태계를 건강한 방향으로 재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항염증 대사산물인 DOPE의 생성이 크게 증가했고, 생성된 DOPE는 혈액을 통해 뇌까지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DOPE는 특히 뇌와 척수의 염증을 감소시켰는데, DOPE만 단독으로 투여한 추가 실험에서도 다발성경화증 증상이 개선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동물모델에서 장내미생물과 미생물 유래 대사산물의 작용기전을 규명한 연구로, 인체에서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윤경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차별성은 특정 장내미생물의 효능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내 생태계 전체의 변화와 미생물 간 상호작용이 어떻게 신경염증 조절로 이어지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이라며 “개인마다 장내미생물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지 규명하고, 균주와 대사체의 생산·안전성·투여방법 등을 확보하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