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해외 판매 2년 연속 120만부…“지속 가능 독자 기반”

5년간 358만부 돌파…성장 지속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최다 판매 기록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한국 문학 작품 번역본의 해외 판매가 2년 연속 약 120만부를 달성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번역출판 지원 도서의 해외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번역·출판된 한국 문학 도서의 해외 판매량은 119만7557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28부 증가한 수치로, 연간 최대 기록이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40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1026종의 누적 판매량은 약 358만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기준 5년간 누적 판매량인 약 268만부보다 90만부 급증한 규모다.

번역원은 “한국 문학이 노벨문학상 수상 특수 및 일부 화제작에 국한된 성과에 그치지 않고, 여러 언어권에서 출간된 작품을 기반으로 폭 넓은 독자층을 형성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장기 누적 판매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2023~2025년 영국, 프랑스 등 13개국에서 약 30만부가 판매돼 조사 대상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노벨상 수상의 단기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국가와 언어권을 뛰어넘는 장기적 독자 수요를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스테디셀러 작품도 다변화됐다. 2025년 5000부 이상 판매된 번역서는 50종으로, 전년보다 5종 늘었다. 이 중 28종은 1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 영어판과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영어판, 손원평 작가의 ‘위풍당당 여우 꼬리 1·2(으스스 미션 캠프)’ 러시아어판, 김금숙 작가의 ‘풀’ 스페인어판 등 7종은 2023~2025년 3년 연속 매년 4000부 이상 판매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 영어판,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 튀르키예어판,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 1’ 프랑스어판,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중국어판, 이미예 작가의 ‘탕비실’ 영어판 등도 1만부가 넘게 판매됐다.

휴식, 위로, 연대 등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힐링 소설’의 약진도 돋보였다.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6종 번역본이 약 8만8000부,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9종 번역본이 약 6만6000부 판매됐다. 2024년 영어판으로 출간된 유영광 작가의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은 출간 2년 만에 약 1만6000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2년 연속 해외 판매량 120만부를 유지하고, 최근 5년간 지원 출간도서가 1000종을 넘어선 것은 한국 문학의 해외 확산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독자 기반 위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언어권별 독자 수요와 작품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적 번역·출판 지원을 강화해 더 다양한 한국 문학 작품이 세계 독자와 꾸준히 만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