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중국판 무신사’ 美관세에 휘청…IPO 앞두고 적자난 쉬인

美 매출 14% 급감·1분기 적자 전환…EU 규제까지 ‘이중 부담’

[로이터=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판 무신사’ 쉬인이 미국 관세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홍콩 IPO를 앞두고 공개한 투자설명서에서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최대 시장인 미국 매출도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액 수입품 면세 제도 폐지 여파로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한 데다 유럽연합(EU)도 저가 전자상거래 제품에 새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상장 이후 성장성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쉬인은 홍콩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개한 예비 투자설명서에서 올해 1분기 순손실 9900만달러(약 14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억9500만달러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도 3.9%에서 2.9%로 하락했다.

쉬인은 이번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의 소액면세 제도 폐지를 꼽았다.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800달러 미만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던 면세 혜택을 폐지했고, 현재 플랫폼을 통해 미국으로 판매되는 중국산 제품에는 10~87.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관세 부담은 미국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미국 매출은 20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줄었다. 전체 매출은 90억5000만달러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2.5%로 2023년 29.4%에서 크게 낮아졌다.

쉬인은 관세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적자 전환에는 일회성 회계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상장 전 투자자들이 보유한 전환상환우선주의 공정가치 변동을 반영하면서 3억2800만달러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유럽 시장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EU는 이달부터 저가 전자상거래 수입품에 건당 3유로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쉬인은 투자설명서에서 미국 소액면세 폐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큰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럽은 2025회계연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이번 실적은 홍콩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쉬인은 뉴욕과 런던 상장이 무산된 뒤 홍콩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이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상장 승인을 받았다. 다만 공모가와 공모 규모, 상장 일정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쉬인이 이번 IPO에서 기업가치를 400억~500억달러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2년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100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