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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북한이 ‘전승절’로 부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 딸 김주애와 함께 참전열사 묘역을 찾았다. 약 두 달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는 김정은 부부 사이에서 함께 헌화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며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대내외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7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와 대성산혁명열사릉,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 등을 잇달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김정은과 리설주, 김주애가 나란히 참전열사묘를 찾는 모습이 담겼다. 김주애는 검은색 원피스와 하이힐 차림으로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 서서 함께 헌화했고, 김정은이 참전 노병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바로 뒤를 지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주애가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이후 52일 만이다.
김정은은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에서 6·25전쟁에 대해 “신생 조선이 제국주의 괴수인 미제와 그 추종 무리들을 상대로 한 중과부적인 열전에서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만이 아닌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결사수호한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7·27의 기적은 강국 건설의 장로에서 세대가 바뀔수록, 혁명의 전취물이 늘어날수록 추호의 변색 없이 철저히 계승해 나가야 할 고귀한 사상정신적 재부”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6·25전쟁을 미국의 침략을 물리친 ‘승리’로 규정하며, 이른바 ‘전승세대’의 정신을 후대가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전협정 체결일(북한의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은 북한 체제 수호의 역사적 정통성을 상징하는 날”이라며 “참전열사묘라는 공간에서 3대(김정은)와 4대(김주애)가 함께 헌화하는 모습은 혁명 위업과 반미·자주 투쟁의 혈통이 4대로 확고히 이어진다는 대내적 선전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이어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아 김책·강건·최현의 반신상 앞에 무릎을 꿇고 헌화했으며,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도 방문해 중국군 전사자들을 추모했다. 다만 이 일정에는 리설주와 김주애는 동행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중국인민지원군열사탑에 자신의 명의로 화환을 놓고,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의 장남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마오안잉(모안영)의 묘에도 직접 헌화했다.
북한 매체들은 “가장 어려웠던 운명적인 연대에 우리 인민의 정의의 전쟁을 피로써 도와줬다”며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는 조중친선의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 간 ‘혈맹’ 관계를 다시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전승절 73주년 경축 행사가 평양에서 성대하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만큼 관련 동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주애가 최근 주요 국가행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처럼 김정은 부부와 함께 상징성이 큰 참배 행사에 참석해 중앙에서 의전을 수행하는 모습은 단순한 가족 동행을 넘어 김씨 일가의 권력 계승 정통성과 체제 결속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정치적 연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