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온 줄” 프랑스 덮친 최악 화재…괴물구름 ‘화염적란운’까지 떴다

7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 라카노(Lacanau)의 무티크(Moutchic) 해변. 산불로 인해 피어오른 거대한 연기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프랑스 남서부를 휩쓴 대형 산불로 현재까지 지롱드주에서만 22만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다. 지롱드주에서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화염적란운(Pyrocumulonimbus)’이 관측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 소모스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지롱드주에서만 4만2000㏊(420㎢)가 불에 탔다. 이는 미국 뉴욕 맨해튼 면적의 약 7배, 프랑스 파리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TF1 인터뷰에서 “이 정도 규모의 대류성 산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소방관 약 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우리나라를 덮친 화재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산불은 프랑스 최대 와인 산지인 보르도가 있는 남동쪽으로 번지고 있다. 토마 카즈나브 보르도 시장은 이날 산불이 시 경계에서 불과 15㎞ 지점까지 접근했다고 알렸다.

7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르도 외곽 마르슈프림(Marcheprime) 인근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AP]


7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아레스에서 번지는 산불 진화를 위해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프랑스 지롱드주 소방구조국·EPA]


이로 인해 지롱드 일대에서는 현재까지 22만명 이상이 대피했고, 보르도 인근 지역에도 주민 5만5000명에 대한 추가 대피령이 내려졌다.

보르도에서 서쪽으로 약 60~70km 떨어진 유명 고급 휴양지 카프 페레 반도에서 한밤 중 대피한 관광객들은 35m 높이까지 불길이 치솟으며 하늘에 검은 연기가 자욱했다고 전했다.

언론인 도미니크 샤파트는 RTL 라디오에 “하늘은 새까맣고 재가 비처럼 쏟아졌다”며 “마치 종말의 현장 같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지롱드주에만 소방관 2500명, 군·경찰 2700명을 투입해 진화 중이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올여름 잇단 폭염으로 수풀이 극히 건조해진 데다 강풍이 불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 전국소방관연맹 대변인은 AFP에 “불길이 어떻게 확산될지 알 수 없다. 불길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며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7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지롱드주 소모(Saumos) 마을 상공에서 소방헬기가 촬영한 화염적란운의 모습 [AFP]


프랑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화염적란운(Pyrocumulonimbus)’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화염적란운은 대형 산불이나 화산 분출 등에서 발생한 강한 열기로 형성되는 버섯 모양 구름이다.

지표면의 엄청난 불길과 열 에너지가 공기를 빠르게 위로 밀어 올리면서 형성되며, 자체적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번개를 동반하면서 더 큰 화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마크 베르뮐렌 지롱드 소방구조대 대장은 “25일 오후 6시 20분쯤 화염적운이 화염적란운으로 발달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는 프랑스에서 관찰된 적이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산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7일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프랑스 기상당국은 오는 29일부터 새로운 폭염이 시작돼 일부 지역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하면서 산불 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