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진지한 대화”…공습·보복 멈추고 사흘째 소강[1일1트]

트럼프 24일 이란 공습 중단 지시…“진지한 대화 진행 중”
이란도 보복작전 중단…오만과 호르무즈 안전통항 협상 진전
美 요격미사일 소진 따른 ‘전술적 휴식’ 관측도
네타냐후 28일 트럼프 회담…이란 “낙관보다 회의론 커”

‘트럼프를 알아야 세계를 압니다!’ 헤럴드경제신문 국제부가 1분 만에 훑어보는 트럼프 이슈를 [1일1트] 뉴스레터와 연재물을 통해 매일 배달합니다. 위 기사상단 제목·기자명 아래 <기사원문>을 클릭하시면 더 많은 트럼프 이슈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란이 2주 가까이 이어온 공습과 보복 공격을 동시에 멈추면서 중동이 사흘째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측은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 문제까지 논의하고 있지만, 미국의 공습 중단이 방공 미사일 부족에 따른 전술적 선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언제든 다시 무력 충돌로 돌아갈 수 있는 불안한 휴지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미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선박 공격을 재개하자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13일 연속 이란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란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맞섰다.

지난달 체결됐던 휴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재개된 무력 충돌은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정세 불안을 불러왔다.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군 장병 4명도 숨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승인하지 않았다. 미군으로부터 공습 계획까지 보고받았지만 실행을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로 이란과 진행 중인 물밑 협상을 들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진지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같은 날 백악관 기자협회(WHCA) 행사에서도 “나는 기꺼이 이란의 제안에 귀를 기울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26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대화에 ‘어느 정도 여지’를 주고 있다”며 “실무진부터 최고위급까지 모든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도 미국의 공습 중단에 맞춰 보복 공격을 멈췄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은 “미군의 공격이 이틀 전 밤까지 계속됐지만 최근 이틀간은 멈췄다”며 “우리의 군사전략은 기본적으로 보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도 보복 작전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의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 선박 통항을 둘러싼 협상에도 일부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이란 국영 IRIB방송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4~25일 테헤란에서 이란과 오만이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한 공통 원칙과 운영 방식을 놓고 여러 차례 외무차관급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으며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중단을 지시한 시점이 오만 협상단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에 도착한 지 불과 수시간 뒤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소강 국면이 휴전이나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과 이란은 앞선 협상에서도 합의와 군사 충돌을 반복해왔고,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을 둘러싼 입장차도 여전히 크다.

특히 미국의 공습 중단 배경에 외교뿐 아니라 군사적 계산도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미군의 방공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공습을 일시적으로 멈출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요격 미사일 재고가 보충되면 미국이 다시 공세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변수다. 이란은 해협의 영해를 공유하는 오만과 협상을 통해 향후 통과 선박에 통행료 성격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오만과 이란이 이에 합의하더라도 국제 수로의 자유로운 통항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내부에서도 미국의 공습 중단을 협상 의지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데 신중한 분위기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의 공습 보류를 두고 “낙관론보다 회의론이 더 크다”며 “진정성 있는 조치라기보다는 전술적 판단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변수로 남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종식을 위해서는 “이란 정권이 바뀌거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노선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만큼 충분히 약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중단에 대해서는 “격렬한 군사적 충돌 없이 평화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미국을 방문해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할 예정이다. 양측이 이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향후 군사작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회담 결과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소강 국면의 지속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