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노란봉투법 첫 법정행…사용자성 인정 판정 취소소송 제기

원청 사용자성 첫 사법심사…교섭 범위·쟁의 대상 기준도 쟁점
노동계 “권리 보장” vs 기업 “법적 불확실성”…노조법 해석 법원으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인정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법원에서 처음으로 다투는 소송이 제기됐다. 법원이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향후 원·하청 노사관계와 단체교섭 범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사내 협력업체인 웰리브 노동조합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 기업이 중노위의 사용자성 판단을 법원에서 다투는 첫 사례다.

중노위는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의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근거로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사용자 개념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사용자성 판단 신청은 45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소송을 계기로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행정해석이 아니라 법원 판례를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노조법이 규정한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HD현대중공업 사건에서 "원청은 원칙적으로 하청노조에 대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개정 노조법의 입법 취지와 기존 판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사용자성 인정에 이어 단체교섭 대상도 새로운 분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계는 사용자성이 인정된 만큼 임금과 근로조건은 물론 성과급, 공장 이전 등 다양한 사안을 교섭 대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경영권까지 교섭 대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현장에서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며 쟁의행위 기준을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 다만 시행령이나 행정지침으로 교섭 범위를 제한할 경우 국회가 개정한 법률 취지를 행정부가 축소한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고용노동부가 마련 중인 해석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최종적인 기준은 결국 법원 판결을 통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판례 축적을 기다리기보다 입법을 통한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회에는 인사·투자·공장 이전 등 경영상 판단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