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뒤끝’…민주당 지지 주 600여건 보조금 표적 취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끊으면서 수혜 대상 선정 기준으로 ‘주(州)의 정치 성향’을 실제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스스로 인정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했던 주들을 콕 집어 보조금을 취소했다는 의혹이 행정부 문서로 확인된 셈이다.

CNN 방송은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법원 제출 서류가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미 에너지부(DOE)가 낸 서류에는 “10월 통지 대상 보조금은 수혜자가 속한 주가 블루스테이트인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됐다”는 문구가 담겼다. 정치색을 기준으로 예산을 갈랐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문서로 인정한 것이다.

서류에 따르면 에너지부는 해리스 전 부통령이 승리했고 민주당 상원의원이 2명인 주에 배정된 600건 이상의 보조금 목록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넘기며 취소를 권고했다. 이 권고를 받은 예산관리국은 지난해 10월 284건의 보조금 지급을 실제로 멈췄다.

파장은 즉각적이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민주)는 X(옛 트위터)에 “자신을 뽑지 않은 국민에게 앙갚음하려고 성실하게 사는 가정의 밥줄을 끊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병적이고 정신 나간 행태”라고 직격했다. 제이미 라스킨 하원의원(민주·메릴랜드)은 “광범위한 당파적 보복이자 위헌적 배신행위”라고 규정했다. 세출위원회 소속 마시 캡터 하원의원과 패티 머레이 상원의원도 공동 성명에서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권력을 남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없애고 가정을 처벌했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연방정부의 무기화는 반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폭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반복해 온 ‘정적 보복형’ 예산 운용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해 초에도 민주당 우세주 5곳을 겨냥해 100억달러 규모 사회복지 예산 지급을 끊으려다 법원의 제동에 막혀 철회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