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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프랑스와 스페인을 덮친 최악의 산불로 25일(현지시간) 현재까지 23만명 넘는 주민이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가용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현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지난 22일 프랑스 남서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계속 번져 현재까지 파리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2만2000㏊ 이상을 태우고 건물 100채를 파괴했다. 인명 피해는 아직 없지만, 전날까지 이 지역에서만 총 14만1000명이 대피했다.
지방 당국은 서쪽 해안가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이 바람을 타고 점차 동쪽으로 이동하자 이날 새벽 보르도 인근 7개 지자체에 예방 차원에서 추가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들 지역 거주 인구만 6만9000명이 넘어 전체 대피 인원이 21만명에 달한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전날 밤 부처 간 위기 대책회의를 연 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정부는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기로 했다”며 “이미 500명 이상의 군 병력이 배치됐고 내일(25일) 약 15개 부대가 추가로 합류해 소방관을 지원하는 군 병력이 총 1천명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해한 연기에 노출된 인력과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150만 개의 FFP2 마스크가 현장에 배송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가 운영하는 도로교통정보 서비스는 주말을 맞아 여름휴가를 떠나는 시민들에게 “구조대를 위해 도로를 비워달라”며 산불 발생 지역을 통과하지 말고 우회도로를 이용하거나 여행을 아예 연기해달라고 촉구했다.
기록적인 산불에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스페인에선 수도 마드리드 인근 산불이 여전히 맹렬한 기세로 확산해 현재까지 약 2만5000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스페인 당국은 약 4만명에게 자택 대피 조처를 내렸다.
마드리드 지역 서부에서 발생한 두 개의 산불이 전날 오후 하나로 합쳐져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인접한 지역의 또 다른 산불과도 합쳐질 위기에 처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드리드 지방정부 비상대책본부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산불이 “정점에 달했으며 현재 소방대원들이 진압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라고 말했다.
마드리드 당국은 25일 오전 바람이 강해지고 변덕스러운 돌풍이 예상됨에 따라 진화 작업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재난 지역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연 후 언론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이번 산불 사태는 갑작스러운 재난이 아니라 앞서 유럽을 강타한 반복적인 폭염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은 지난 5월부터 이상 고온 현상에 시달려왔다. 이번 폭염의 원인은 유럽 상공에 정체된 고기압이 북아프리카와 사하라 사막의 뜨거운 공기를 끌어올린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6월 말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곳곳에서 40℃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며 산불이 확산했고 전력 수요도 급증했으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잇따랐다. 특히 6월 22일부터 일주일 동안 유럽 27개국의 사망자가 평년보다 1만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런 폭염이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수천 명이 숨진 유럽에 7월 들어 또다시 폭염이 예보됐고, 벨기에 기상 당국은 30도를 훌쩍 넘는 더위가 몇 주간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외신들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폭염이라고 전할 정도로, 유럽은 5월 이후 이상 고온이 반복되며 대륙 전체가 몸살을 앓아왔다. 이처럼 되풀이된 폭염과 건조한 대기가 결국 이번 프랑스·스페인 산불 사태의 토양이 됐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