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갯벌과 연안 습지, 국경 넘어 보전…동아시아 잇는 ‘부산선언’ 발표

황해 갯벌 보전 협력 부산선언 채택
한중북 연안 습지 잇는 협력 논의해
세계유산위 신전략 목표 첫 적용 사례
철새 이동 경로 넘어 평화 구축 수단


여수갯벌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헤럴드경제(부산)=김명상 기자]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황해 갯벌 및 연안 습지 보전을 위한 협력에 관한 부산선언(이하 ’황해 갯벌 부산선언‘)’이 공식 채택됐다. 내용은 황해 갯벌과 연안 습지, 철새 보호를 위한 자발적 다국적 협력 체계 구축을 골자로 한다.

25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경을 넘어 날아오르다’ 세미나 현장 [김명상 기자]


25일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경을 넘어 날아오르다: 동아시아-오스트랄라시아 이동경로를 통한 국경 간 협력으로 황해 갯벌 보전’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유네스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등의 국제기구, 국내 지자체, 관련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황해 갯벌 부산선언’이 채택됐다.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를 계기로 황해 갯벌 등을 하나의 생태계로 인식하고 한국과 중국, 북한은 물론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를 따라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선언의 핵심이다.

황해 갯벌 부산선언은 황해 갯벌과 연안 습지, 이를 서식지로 이용하는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참여 기관과 관련 당사국 간 자발적이고 비구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과학·기술·관리 경험을 공유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황해 연안 습지를 하나의 생태계로 인식하고 세계유산과 람사르협약, EAAF 등 기존 국제 협력체계를 연계해 공동 보전 원칙을 마련했다. 이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번 회기에서 새 전략목표로 채택한 ‘협력(6C)’을 행동 계획으로 옮긴 첫 사례다.

라자레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 [김명상 기자]


라자레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은 “한국의 갯벌 2단계 세계유산 확대 등재는 2021년 최초 등재 이후 불과 5년 만에 이뤄낸 것“이라며 ”갯벌의 가치를 강화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러한 확대를 추진한 것은 매우 모범적이며, 세계유산위원회가 적극 권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해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그리고 최근 잠정목록을 수정한 북한의 연안 습지는 철새 이동 경로 이상의 세계적 생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생태적 연결성 강화는 동아시아-아시아태평양 철새 이동 경로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의 핵심 임무인 평화 구축을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된다”고 덧붙였다.

신안갯벌-검은머리물떼새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선언문은 세계유산인 ‘한국의 갯벌’과 ‘중국 황해-보하이만 연안 철새보호구역’뿐 아니라 북한의 잠정목록에 오른 연안 습지까지 협력 대상으로 명시했다. 향후 북한이 참여할 경우 황해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 협력의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열었다. 중국의 ‘황해-보하이만 연안 철새보호구역’ 2단계 등재에 이어 이번 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가 이뤄지면서 황해 생태축의 세계유산 대표성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 기관들은 앞으로 ▷황해 연안 습지의 장기 보전과 공동 관리 ▷국가 간 소통 및 협력 확대 ▷공동 연구와 생태 모니터링, 데이터 공유 ▷세계유산 관리 경험 교류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유산 관리자 간 협력 ▷추가 세계유산 등재 협력 등을 추진한다. 조간대 서식지와 철새 개체군에 대한 공동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갯벌 생태와 기후변화 대응, 침입종 관리, 복원 기술 개발 등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참여 기관들은 유네스코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등의 지원을 받아 기술 담당자를 지정하고, 12개월 안에 첫 기술조정회의를 열어 협력 과제와 추진 일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김명상 기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오늘 세미나는 한국 갯벌의 확대 등재와 더불어 북한의 잠정목록 등재, 중국의 보하이만 갯벌을 하나로 잇는 뜻깊은 자리”라며 “대한민국 갯벌과 황해 갯벌은 이제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고 보존해야 할 세계유산으로 국제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 협력 과제인 만큼, 오늘 발표한 공동 협력 서명서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