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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낮은 칼로리와 적은 당분 덕분에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즐겨 마시는 대표적인 음료다. 하지만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라도 일부 사람에게는 혈당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유튜브 채널 ‘안철우의 호르몬TV’를 운영하는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아아만 먹었는데 혈당이 오르는 이유’라는 영상을 통해 블랙커피와 혈당의 관계를 설명했다.
안 교수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설탕 커피 없이 아아만 먹는데 왜 혈당이 오르냐‘는 질문을 하신다”며 “블랙커피를 마시고 혈당이 오른다고 해서 커피 안에 당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뜻은 아니다. 커피 속 당분보다는 카페인에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핵심은 카페인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자극하는 과정이다. 카페인이 체내에 들어오면 몸은 긴장 상태로 인식하면서 코티솔과 아드레날린 분비가 늘어난다. 코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간에 저장돼 있던 포도당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단 음식을 먹지 않았더라도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여기에 인슐린 민감도가 낮다면 혈당은 더욱 쉽게 오른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인슐린이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켜 혈당을 다시 낮추지만,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진 사람은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22일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안 교수는 “인슐린 민감도가 낮다는 것은 인슐린의 힘이 약해져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혈당을 올리는 코티솔 호르몬과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호르몬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서, 똑같이 커피를 마셔도 인슐린 민감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혈당이 훨씬 더 잘 올라간다”며 “평소 혈당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더라도 인슐린 민감도는 이미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도 중요한 변수다. 아침 공복에는 원래 코티솔 분비가 높아지는 시간대인데, 이때 카페인까지 더해지면 혈당이 더욱 크게 오를 수 있다. 오후나 저녁 늦게 마시는 커피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다음 날 공복혈당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안 교수는 “카페인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한다”며 “멜라토닌은 밤사이 공복혈당을 안정적으로 떨어뜨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 다음 날 아침 공복혈당이 상승하게 된다”고 밝혔다.
디카페인 커피도 안심할 수는 없다. 디카페인에도 소량의 카페인이 남아 있을 수 있고, 우유나 시럽, 파우더 등을 넣으면 유당과 탄수화물 때문에 혈당이 직접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디카페인이라도 우유, 시럽, 파우더 등을 첨가하면 포함된 유당과 탄수화물이 직접적으로 혈당을 올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샷 추가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코티솔 분비가 증가하고 인슐린 민감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샷 수를 줄이거나 작은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 전 커피 섭취도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안 교수는 “운동 전 커피를 마시면 혈당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조심해서 봐야 하는 이야기”라며 “카페인은 운동 수행능력이나 각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공복에 진한 커피를 마시고 바로 고강도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해져 오히려 혈당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혈당 변동을 줄이기 위해 ▷공복에는 커피 대신 물을 먼저 마시고 식사 후 커피를 마실 것 ▷시럽이나 설탕 등 첨가물 없는 블랙커피를 선택할 것 ▷샷 수와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줄일 것 ▷늦은 오후 이후 커피를 자제해 숙면을 취할 것 ▷커피 섭취 전후 혈당을 측정해 자신의 카페인 민감도를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카페인 분해 능력과 호르몬 반응이 달라 같은 양의 커피를 마셔도 혈당 변화에는 개인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커피의 종류뿐 아니라 섭취 시간과 양, 첨가물 여부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