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등에 업더니…사망한 오빠 대신 ‘임시의원’ 하는 주부, 내친김에 중간선거 출마

고(故)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동생인 달린 그레이엄 노든이 지난 14일 미국 의사당 구 상원회의실에서 미국 상원의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며 선서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별세한 후 남은 임기를 승계받은 여동생 달린 그레이엄 노든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나서 정규 상원의원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노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정을 내렸다”며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정식 출사표를 냈다.

노든은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하다시피 했던 강경파 상원의원 그레이엄의 여동생이다.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 12일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후 그의 잔여 임기를 승계받아 상원의원직을 수행 중이다. 노든은 이전까지 정치나 공직 분야에서의 경력이 전무했던 주부였던터라, 상원의원의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의원직을 수행한다는 것을 두고 미 언론에서도 ‘세습’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를 진행하는 마이클 코스타는 이번 의원직 승계를 두고 “상속 잭팟”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노든이 그레이엄의 잔여 임기 이어받은 것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부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상원에서 공화당은 52석,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까지 48석으로 의석수 차이가 단 4석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한 표라도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빨리 후임자를 임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든이 임시 의원직에 이어 정식으로 중간선거에 도전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 공화당에서는 현직 하원의원인 러셀 프라이와 랄프 노먼 등이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노든이 정규 임기까지 노리며 상원의원직에 도전하는 데에는 트럼프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다. 트럼프는 그레이엄 사망 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노든이 그레이엄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 실제로 이를 관철시켰다. 지난 17일에는 노든이 상원의원 후보를 뽑는 공화당 경선에 나서면 노든에게 “완전하고 전폭적인 지지(Complete and Total Endorsement)”를 보내겠다면서 “출마해, 달린, 출마해!(RUN, DARLINE, RUN!)”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레이엄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 지지 성향이 굳건한 대표적인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주)’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이후 40년 이상 대선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고, 두 명의 상원의원과 주지사 모두 공화당 소속인데다 주 의회도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공화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경선 유권자의 77%가 트럼프에 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에머슨 대학이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를 봐도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전체의 18%) 중 46%가 “트럼프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노든을 지지한 이상, 노든이 정식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트럼프를 등에 업은 노든의 승리를 예감한 듯, 현역 하원의원이 ‘꼬리를 내리는’ 일도 생겼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하겠다던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은 20일 노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