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왔다. 판결 확정 후 지급이 지연될 경우 하루 약 1억30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열린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기일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지급이 완료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도 내라고 명령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 꼴이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봤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주식의 형성이나 가치 유지 및 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혼인기간 중 최 회장 몫 주식 가치가 크게 증대한 것엔 노 관장의 가사 및 양육, SK그룹에 대한 대외적 활동이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가액 산정의 기준일은 이혼소송의 사실심(항소심) 변론종결일로 했다. 이는 2024년 4월 16일로, 당시는 주가가 16만원 수준이었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두 시점 사이 SK 주가는 5배 넘게 올랐다.
재판부는 “항소심 변론종결일 이후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 사이 SK주식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는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가는 변동성이 크고 상장주식은 언제든 환가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라며 “이혼 확정 후 주식 처분에 따른 수익이나 손해를 혼인관계가 해소된 쌍방에게 분담하지 않으면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청산·분배라는 재산분할제도의 목적에 현저히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부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사정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재산분할 비율 산정과 관련해 “혼인 당시 보유 자산, 부부공동재산의 취득 경위, 공동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두 사람의 기여 정도, 혼인 기간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단,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설령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대통령이 비자금 300억원을 SK 측에 전달했다고 해도, 이를 노 관장 측 기여로 볼 순 없다고 봤다.
재산분할금은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회사 경영권 내지 지배권의 근거가 되는 측면이 있는 점, 분할대상 재산의 명의와 형태, 취득 경위, 이용 상황 등을 고려해 재산분할비율에 따른 노 관장 몫 중 부족한 금액은 최 회장이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 후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취재진에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됐고, 오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이 선고됐다”며 “최 회장은 지금까지 과정에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송구하게 생각한다.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판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판결에 대한 입장을 따로 밝히지 않고 법원을 나섰다.
양측이 이날 선고에 불복하면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