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부동산 토론회…李,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편견 확인”

“李 ‘재개발·재건축 공급효과 부정’…모순”
“왜곡된 인식 드러날 때마다 시장 불안해져”
“정답 가린채 ‘오답’ 증세정책만 반복하면 낙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여의도공원 재조성 설계 공모 시상식에서 여의도공원 재조성 PT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 대해 “재개발·재건축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뿌리 깊은 편견과 왜곡된 인식을 재확인하는 씁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의 재건축 관련 발언에 대해 “서울에 더 이상 집 지을 땅이 없다는 현실은 인정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수단인 재개발·재건축의 공급 효과를 부정한 것”이라며 “이보다 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 어디 있냐”고 되물었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여러 가지 유형이 있을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재건축의 경우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가구당) 평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역시도 크게 많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재건축의 공급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 시장은 “무엇보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도 다르다”며 “서울시가 추진 중인 2031년까지 31만 호 이상 착공을 목표로 하는 정비사업의 경우, 약 8만7000호의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가 내놓은 1·29 대책의 서울 공급 순증분 3만2000호와 비교하면 약 2.7배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건축은 평균적으로 약 40% 수준의 주택이 순증되고 있으며, 재개발 역시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평균적으로 약 15% 수준의 공급 증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대통령이 얘기하신 것처럼 일부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의 재개발 사업에서 기존 가구 수 산정 방식에 따라 공급 세대 수가 다소 줄어드는 사례가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러나 이는 일부 사업에 국한된 경우일 뿐, 이를 재개발 전체의 일반적인 현상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사업에서 공급이 부족하다면, 그에 맞는 맞춤형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며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대분리형 주택처럼 제도적 보완을 통해 주택 수를 늘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의 가치가 단순히 주택 숫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께서는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종로구 창신동을 직접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 가파르고 낙후된 환경 때문에 어르신들은 외출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차 진입도 어려운 낡고 위험한 주거 현장의 주민들에게 재개발은 단순한 부동산 사업이 아니라 삶의 희망”고 역설했다.

오 시장은 “대통령이 가지고 계신 생각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인식이 공개적으로 드러날 때마다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민들은 ‘이 정부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은 어려워지겠구나’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여,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대통령께서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 문제를 푸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답은 가린 채, 지난 시험에서 오답으로 밝혀진 증세 정책만 반복한다면 결과는 또 다시 낙제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