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세’ 만료 직전 새관세 부과
24일 13시 발효…과잉생산도 조사중
청와대 “최종 15% 지켜지게 미국과 협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국에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사실상 12.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10% 글로벌 관세’ 만료 7시간 전 이를 대체할 새 관세를 내놓은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오후 5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문제 삼아 60개국에 10~12.5%의 관세를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강제노동 관세는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 1분)부터 적용된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제품별로 최혜국(MFN) 대우 세율이 12.5%가 안될 경우 강제노동 관세와 합산해 12.5%가 되도록 했다. 최혜국 대우 관세가 12.5% 이상일 경우는 강제노동 관세를 0%로 하도록 했다. 합산치가 최소 12.5%가 되도록 한 것이다. 유럽연합(EU)과 대만은 10%를 기준 삼아 같은 방식을 적용하도록 했다.
USTR은 “이런 식으로 총 관세 상한을 설정하는 것은 상호무역협정 같은 합의에 부합하며 이런 경제주체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금지 조치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도록 하는 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인도, 멕시코,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17개 국가에 대해서는 10%가 적용됐다. 나머지 국가들에는 12.5%가 부과됐다. 대상이 된 60개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도입하지 않거나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 미국의 무역에 부담을 준다는 게 USTR의 판단이다.
강제노동 관세 대상이 된 이들 60개국은 미국 수입품의 99%를 차지한다고 USTR은 설명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도덕적 설득에도 전 세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이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거의 한 세기 동안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해왔고 이를 엄격히 집행해 왔다.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처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USTR은 지난달 초 이같은 관세 부과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대상국들의 반박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이날 최종적인 관세를 확정했다.
앞서 USTR은 지난 3월 구조적 과잉생산 및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으로 각국이 미국의 무역에 부담을 준다며 각각의 조사를 개시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관행과 정책에 관세 부과 등으로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는 규정이다. 구조적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등 두 건의 조사대상에 모두 포함됐다. 이 조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의 법적 근거로 활용됐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세계 각국에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했으나 최장 150일만 가능해서 24일 0시가 만료 시한이었다.
결국 위법 판결로 사라진 상호관세의 공백을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가 메우고 기한이 다 되자 무역법 301조 관세로 대체하는 구조다. 이번 발표는 글로벌 관세 만료를 불과 7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공급과잉 301조 등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양국 간 합의한 15%가 지켜질 수 있도록 미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한미 양국은 관세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체로 우리가 양해하고 있는 것은 301조 조치가 있더라도 한미 간 관세합의한 큰 세율은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과 협의하고 있고 우리가 필요한 자료 제공이나 설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목희·문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