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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일본에서 직장인의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는 ‘쿨비즈(Cool Biz)’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남성 직원의 다리털이 불쾌하다는 불만과 여성에게만 스타킹 착용을 요구하는 관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직장가에서는 ‘스네하라(다리털 괴롭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도쿄도는 올여름 사무직 근로자들에게 티셔츠와 운동화, 반바지 등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는 쿨비즈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지난 4월 냉방 에너지 절감과 폭염 대응을 위해 복장 규정을 완화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최근 일본은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온열질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사병으로 7명이 숨졌고, 458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본 기상청도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을 의미하는 ‘혹서일(酷暑日)’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도입하며 폭염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입된 쿨비즈 정책은 시행 넉 달째를 맞았지만 직장 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레이저 제모 전문업체 고릴라 클리닉이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3.5%가 여름철 사무실에서의 반바지 착용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남녀 모두 체형과 체모에 대한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다. 클리닉 측은 특히 여성 응답자의 비율이 높았다며 “많은 여성들이 남성 동료의 맨다리를 보는 데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부 여성들은 원치 않게 남성 동료의 다리털을 봐야 하는 상황을 ‘스네하라(すねハラ)’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다리털을 뜻하는 ‘스네게(すね毛)’와 괴롭힘을 의미하는 ‘하라스멘토(harassment)’를 합친 신조어다.
복장 규정을 둘러싼 성차별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직장 문화에서는 여성이 반바지를 입더라도 스타킹 착용을 암묵적으로 요구받는 사례가 적지 않아 남녀 간 복장 기준이 여전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도는 쿨비즈 정책이 특정 복장을 강요하려는 취지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도쿄도 환경국의 와타나베 노보루는 BBC에 “혹서기에 무엇을 입으라고 지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려는 것”이라며 “근무 복장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한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장 내 반바지 착용에 대한 거부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고릴라 클리닉의 후나쓰 아키후미 원장은 최근 다리털 제모를 원하는 남성 고객이 늘고 있다며 “다리털을 정리하는 것이 반바지를 입을 때 지켜야 할 사회적 에티켓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폭염 대응을 위해 복장 자율화를 확대하는 움직임은 세계적으로 늘고 있지만, 직장 문화와 성 역할에 대한 기존 인식이 남아 있는 만큼 새로운 복장 규범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업무 효율과 개인의 편안함, 직장 내 예절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