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인센티브로 한계 있어…전 단계 관리”
“대출 자원 사용 대가를 비용으로 지불케 해야”
전문가 “세제론 집값 못잡아…실수요 지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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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서상혁·서정은 기자] 23일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선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규제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전반의 매매·전월세가격 ‘트리플 강세’를 해소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공급 물량 확대가 꼽히는 상황 속 공공의 역할 확대와 함께,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심 내 실질적인 민간 공급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청년 대상 대출지원책 확대, 실수요 중심의 금융지원 재설계 등 주택금융 시스템 재점검을 위한 의견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먼저 진 교수는 현재의 주택시장에 대해 공급절벽으로 인해 향후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에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가장 우려되는 건 일시적 주택공급 감소가 아닌 주택공급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2022년 이후 인허가·착공 물량이 줄어들며 준공·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기존 거래시장 매물도 줄어들며 가격 상승 압력과 주거비 부담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거 사다리 하단을 지탱하는 임대용 비(非)아파트 부문이 크게 위축되며 주택공급 파이프라인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신축 공급 회복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 ▷민간 정비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주요 부지 공급 속도 제고, 공급 구조 설계 ▷도시·건축 규제 유연화 ▷임대공급 주체 다변화 ▷공공부문 역할 강화 등 6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진 교수는 노후 주택 갱신과 주거환경 개선 역할을 하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사업 전 단계의 병목이 지속되고 있어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용적률 인센티브만으로는 사업 촉진에 한계가 있어 공사비·금융·분담금·조합갈등 등 사업 전 분야와 관련해 병목 관리가 필요하고, 일률적인 규제 완화보다 공급 성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간 분야뿐 아니라 공공 역시 임대 공급을 넘어 부담가능주택을 지원하는 시장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민간 공급 공백을 전략적으로 보완하고 경기 침체기 공급의 하방 방어가 가능한 공공 부문의 분양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6가지 방향성과 별개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제도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진 교수는 거래 위축, 공급 감소, 국민 불편 등 해당 제도의 부작용을 다시 확인하고, 해제 시 투기 재확산 우려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미리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토론회에서는 주택 수요를 잡기 위해 새로운 가격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개념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대출 금리 외에 경제 리스크 관리부담금을 차주에게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 성격의 비용으로, 고신용자나 고액 주택담보대출 차주에게 부과하는 식이다.
사회적 자본인 대출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대가를 비용으로 지불하게 하자는 취지인데, 이렇게 되면 주담대 수요를 탄력적으로 만들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은 물론 수요가 줄어 주택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징수된 부담금은 저소득, 저신용,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 재원으로 활용하면 된다는 게 골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주관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도 현행 대출 총량규제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는 건전성 차원에서 어렵다며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금융당국의 규제 정책은 ‘양’에 집중해 왔는데,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이 부과되면) 가격을 조정하는 조세가 될 것이고, 특히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종합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막판 여론 수렴에 나서는 자리인만큼 토론회 전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논의가 ‘규제 강화’에 매몰돼선 안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이 규제 풍선효과, 공급 부족,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만큼 세제 개편만으로는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가 초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15억원 이하 아파트들이 빠르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이 심화한다는 걸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앞서 지난 14일부터 운영 중인 국민 정책 제안 홈페이지인 ‘부동산토론회.kr’에는 행사 직전인 오전 9시53분까지도 정책제안이 5600건 가량 쏟아졌으며, 이 중 2382건 가량이 대출 등 주택금융 관련 내용이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현재 국민들의 민원이 가장 많은 분야가 대출 규제”라며 “무주택자인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에게도 일괄적인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데, 오히려 이들에 대해서는 금융 지원을 확대해 주거 불안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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