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모델 접근 제한 검토"
"중, 모델 핵심 데이터 해외이전 제한 검토"
미 정부-AI 업계 규제 방향 두고 갈등
![AI 패권 경쟁 [로이터=연합]](https://www.heraldk.com//cms/2026/07/22/www/2026072206014369697.jpg)
AI 패권 경쟁 [로이터=연합]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양국이 나란히 상대국 AI 기술에 대한 접근을 걸어 잠그려 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중국 AI 모델들이 미국의 첨단 모델들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인 가운데 미국은 중국이 자국 모델을 '적대적 증류'를 통해 베꼈다고 주장하고 중국은 이를 부인한다.
미국에서 저렴한 중국 모델 이용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와 AI 업계 내부에서도 대응 방향을 놓고 노골적인 설전이 벌어지는 등 갈등이 다층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 미·중 서로 AI 문 걸어잠그나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주 공개한 2조8천억개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의 신형 모델 '키미 K3'가 성능 비교에서 오픈AI·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자 미국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키미 K3와 알리바바의 '큐원' 등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에 대한 접근을 사실상 제한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가 조달 규정 적용이나 거래제한 명단 지정 등을 통해 자국 기업의 중국산 AI 제품 접근을 사실상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21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모델들이 "미국 모델들에 수억 번의 호출"을 보냈다며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이 어떻게 AI 개발을 확산시키는지 매우 면밀히 살펴보면서 미국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중국도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가 외국 기업의 핵심 AI·반도체 제조 데이터 접근과 주요 기술 스타트업 인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상무부는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즈푸 등과 AI 모델 학습에 쓰이는 핵심 데이터의 해외 이전은 제한하되 해외 이용자의 AI 모델 가중치 다운로드나 해외 고객의 모델 이용 자체는 계속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기본 오픈소스 모델은 단순 신고, 고급 기술은 보안 심사, 프런티어급 모델은 국내 전용으로 묶는 '3단계 등급제'를 검토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미국 AI 업계 "베꼈다" vs 중국 "중상이다"
미국 AI 업계는 중국 모델의 급성장 배경에 '증류(distillation)' 의혹을 제기한다.
'증류'는 다른 AI 모델의 결과물을 사용해 자사의 시스템을 학습시켜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모델에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규모 중국 모델 개발사들이 이 기법으로 미국 최상위 모델들의 성능을 흡수해간다는 게 업계의 우려라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알리바바가 자사를 상대로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큰 규모의 증류 공격"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도 중국이 "계획적이고 산업적 규모로" 미국의 최첨단 AI 모델을 증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한다.
중국 외교부는 이런 주장을 "전적으로 근거 없는 중상"이라고 반박했고, 류빈 외교부 부장조리는 "일부 국가가 증류 문제를 부풀리고 있다. 잘못된 방향이며 역효과만 낳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 기업들 'AI도 짠물 쓰기'…토큰맥싱서 모델맥싱으로
정부와 업계가 공방을 벌이는 사이 AI 모델을 이용하는 기업 현장의 셈법은 훨씬 실용적이다.
AI 모델 이용 비용 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토큰맥싱(token maxing)'에서 '모델맥싱(model maxing)'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무조건 최신·최고가 모델을 쓰던 관행에서 벗어나 복잡한 과업에는 고가 모델을, 단순 반복 작업에는 저렴한 모델이나 오픈소스 모델을 골라 쓰는 방식이다.
여기서 '저렴한 모델'의 대부분을 중국산이 채우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AI 모델 마켓플레이스인 오픈라우터에서 7월 첫째 주 기준으로 미국 기업들의 오픈라우터 토큰 사용량 중 중국산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63%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의 10% 미만에서 급증한 것이다.
이 중 딥시크·큐원·키미·GLM 등 중국 모델들이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딥시크 한 곳만 16.3%로 구글·앤트로픽·오픈AI를 모두 제쳤다.
가격 격차가 결정적이다. 로이터는 씨티그룹 리서치를 인용해 중국 모델이 100만 토큰당 18센트에 불과한 반면 미국 최상위권 모델 평균은 4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앤트로픽 모델에서 딥시크 V4로 트래픽을 옮긴 AI 스타트업 린디의 플로크리벨로 CEO는 추론 비용이 인건비보다 커졌다며 "이메일 한 통 쓰는 데 신까지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도 "12∼18개월 안에 AI 작업의 80%가 지금보다 99% 저렴한 모델로 처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지출관리 플랫폼 램프에 따르면 모델 라우팅(자동 배분) 도구를 쓰는 기업비중은 1년 새 1%에서 5%로 5배로 늘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와 샘 알트먼 오픈AI CEO [AFP=연합]](https://www.heraldk.com//cms/2026/07/22/www/2026072206025810386.jpg)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와 샘 알트먼 오픈AI CEO [AFP=연합]
◇ '규제하자' vs '경쟁죽이기'…내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규제 없이는 '디스토피아적' AI 미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도의 사이버보안 능력을 갖춘 AI 모델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반면 벤처투자자 빌 걸리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로비스트들은 워싱턴이 오픈 모델을 안보 위협으로 취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환영받아야 할 정상적인 경쟁"이라고 반박했다.
이 논쟁은 이달 들어 정부 고위 관료와 오픈AI 핵심 임원 간 설전으로 이어졌다.
딘 볼 오픈AI의 전략미래 총괄이 지난 18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중국산 모델 이용에 규제 리스크를 씌우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AI 차르'로 불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자신이 몸담은 오픈AI에 유리한 '규제 포획'(규제 대상 기업이 입법·규제 당국을 움직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바꾸는 것)을 조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볼 총괄이 정부 부처와 의회가 빈약한 근거로 중국산 AI 사용을 금지했다고 재반박하자 이번에는 에밀 마이클 국방부 연구공학 차관이 가세해 "모든 업계에는 그 바닥 최고의 바보가 있는데, 딘 볼이 AI 업계의 그런 존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