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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정사각형과 찌그러진 사각형을 구별하는 능력’, ‘대칭과 평행’, ‘직각을 알아보는 감각’은 오랫동안 인간만의 것으로 여겨져 왔다.
사람은 도형을 ‘변이 네 개, 각이 네 개, 좌우 대칭’처럼 규칙의 목록으로 머릿속에 저장하는 반면, 원숭이는 겉모습만 본다는 것이다. 원숭이는 못 하고 사람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영장류와 인간을 갈라놓는 진화적 분기점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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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가 나왔다. 원숭이도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도형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어떤 조건에서는 원숭이가 사람 아이보다 더 ‘규칙적으로’ 도형을 다뤘다.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제123권 제30호에 미국 카네기멜런대와 UC버클리 공동 연구팀은 도형을 알아보는 능력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영장류도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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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할 수 있다는 통념의 근거가 된 유명한 실험이 있다. 도형 여섯 개를 늘어놓고 그중 하나만 살짝 다르게 만든 뒤, 다른 것을 찾아내게 하는 방식이다.
사람은 도형이 섞여 있을 때 다른 도형을 쉽게 잡아냈다. 정사각형 다섯 개 사이에 찌그러진 사각형 하나가 있으면 금방 눈에 띄는 식이다. 반면 개코원숭이는 문제를 전반적으로 잘 풀어내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사람만 도형을 규칙으로 이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팀은 이 결론을 다시 검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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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 맞추기 문제.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제123권 제30호] |
연구팀은 짝 맞추기 문제를 사용했다. 화면 위에 도형 하나를 보여준 뒤, 아래에 두 개를 놓고 같은 것을 고르게 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으로 붉은털원숭이와 개코원숭이 여덟 마리, 미국 유치원생, 그리고 볼리비아의 치마네족 성인으로 설정했다. 치마네족은 산업화와 학교 교육이 거의 없는 농경·수렵 사회다.
연구팀은 각 집단이 도형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는지 세 가지 모델로 분석했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대로 처리하는 저차원 시각, 다른 하나는 좀 더 추상적으로 형태를 파악하는 고차원 시각, 마지막으로 규칙의 목록으로 저장하는 ‘기하학적’ 방식이다. 기하학적 방식이 그동안 사람만의 것으로 여겨진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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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하학적 도형 실험 문제.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제123권 제30호] |
실험 결과는 통념과 다르게 원숭이도 기하학적 방식을 쓰고 있었다. 사람보다 약하긴 했지만 분명히 나타났다. 도형을 겉모습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는 규칙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이 통계적으로 확인한 결과 원숭이와 사람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었다.
연구팀은 추가로 도형을 회전시킨 실험도 진행했다. 도형을 20도 돌려놓고 같은 것을 찾게 하자 원숭이의 ‘기하학적’ 점수가 세 배로 뛰었다. 돌리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높았다. 심지어 도형을 돌렸을 때 원숭이의 점수가 도형을 돌리지 않았을 때 유치원생의 점수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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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기하학적 능력이 정말 사람만의 규칙 처리 능력이라면 도형을 돌린다고 원숭이 점수가 오를 이유가 없다. 원숭이에게는 애초에 그 능력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유치원생이 원숭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도형을 인식한 것에 대해 사람이냐 원숭이냐는 큰 변수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기하학적 능력의 기원은 영장류와 같은 뿌리에서 시작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도형 추론이 다른 영장류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가설에 이의를 제기한다고도 밝혔다.
DOI : 10.1073/pnas.2532934123
논문 정보 : J. Li,I. Boni,L.R. Sandwick,E.M. Sanford,C.M. DeLong,L. Wenjie,M.M. Henderson,S.T. Piantadosi, & J.F. Cantlon, Continuity in geometric intuition between humans and monkeys, Proc. Natl. Acad. Sci. U.S.A. 123 (30) e2532934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