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 장인’ 벗어나 판타지 사극 도전
“구천의 불안·두려움 표현하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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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동궁’ [넷플릭스 제공]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배우 남주혁이 ‘군백기’를 끝내고 돌아왔다. 군 생활 내내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던 그가 택한 복귀작은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이다. 사극과 오컬트를 결합해 진한 ‘K-오컬트’의 색을 낸 ‘동궁’에서 그는 귀(鬼)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을 연기했다.
공백기 동안 쌓인 연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내듯, 극 중 남주혁은 ‘현실’과 ‘귀의 세계’를 오가며 밀도 있는 연기를 펼친다. 단단해진 눈빛에는 궁을 벗어나고자 하는 한 남자의 처절함과 누군가를 지키려는 비장함이 담겼고, 한층 깊어진 액션 연기는 8부작 내내 이어지는 귀와의 대결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20대 때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었잖아요. 군대에 있으면서 강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는데, 그때 구천이라는 인물을 만난 거죠.”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남주혁은 ‘구천’이란 캐릭터와의 만남을 ‘운명’이라 표현했다. 캐릭터 곳곳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남다른 열정과 각오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목마름의 발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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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남주혁 [넷플릭스 제공] |
남주혁과 노윤서, 조승우가 출연한 넷플릭스 ‘동궁’은 조선의 궁을 덮친 죽음의 저주에 맞서, 그것을 파헤치고 해결하기 위해 뛰어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선 궁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와 오컬트의 향연, 미스터리한 전개, 그리고 배우들의 섬세한 열연에 힘입어 국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동궁’은 지난 17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글로벌 톱(TOP)10 비영어쇼 2위에 올랐다. 또 톱10 시리즈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한국을 비롯해 홍콩, 태국 등 27개국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더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함께 보내면서 모두 재미있게 잘 만들려고 노력한 작품이거든요. 재미있게 봐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기분이 좋죠. 힘들었던 촬영들도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요.”
극 중 구천의 활약은 ‘주인공’에게 흔히 기대할 법한 수준을 뛰어넘는다. 모든 회차에서 강도 높은 액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현실과 귀의 세계를 오가기 위해 적지 않은 횟수로 연못에 뛰어든다. 궁에 머물수록 귀들에게 양기를 빼앗기며 점차 생기를 잃어가는 구천의 ‘살기 위한’ 몸짓은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처절해진다.
갈수록 쌓여가는 체력적, 감정적 부담은 캐릭터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었다. 만만치 않은 촬영 일정과 함께 쇠약해져 가는 캐릭터의 변화를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남주혁은 체중이 7㎏이나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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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남주혁 [넷플릭스 제공] |
“군대에서 시나리오를 봤어요. 그때는 열정이 정말 가득했거든요. 전 회차에서 큰 액션이 꼭 하나씩 나오고, 물에도 들어가야 하길래 ‘아, 조금 고생을 하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첫 액션을 찍자마자 ‘고생 많이 하겠다’는 느낌이 바로 왔죠.(웃음) 개인적으로는 귀의 세계에서 나오는 액션신은 하나도 빠짐없이 만족하는 편이에요.”
구천은 유난히 궁이라는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단지 귀의 세계를 오갈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궁에 끌려간 그는 온전히 궁을 벗어나기 위해 ‘퇴귀’를 하라는 왕의 명을 받아들인다. 궁의 예법을 맞추려 굳이 애쓰지도 않고, 믿음직스럽거나 딱히 열정이 넘쳐 보이지도 않는다. 매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투덜이’ 구천은 그의 자유분방함과는 달리, 저주를 풀기 위한 여정만큼은 마지막까지 멈추지 않는다. 종잡기 어려운 구천의 성격을 담아내는 것 또한 온전히 남주혁의 몫이었다.
“궁 안이라는 곳은 기가 센 사람들만 모여 있는 곳이잖아요. ‘자유분방한 애가 그 사이에 있으면 어떤 재미가 있을까’란 고민을 먼저 했어요. 툴툴거리면서도 좀 자유롭게 표현하려고 주안점을 뒀어요. ‘구천’이 궁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길 바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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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동궁’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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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동궁’ [넷플릭스 제공] |
현실과 귀의 세계에서 남주혁이 표현하고자 했던 ‘구천’의 핵심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실 세계가 너무 어지러워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귀의 세계가 더 편하고 좋았다”고 귀띔했다.
“구천 입장에서는 어디든 편하지 않아요. 현실이 너무 싫은데, 그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마찬가지로 들어가기 싫은 귀의 세계에 들어가야 하죠. 그래서 현실이든 귀의 세계든 구천은 계속 두렵고 불안해요. 어느 세계에서건 그저 ‘살기 위해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똑같았다고 생각해요.”
군백기를 거치는 사이 그는 이제 30대가 됐다. ‘동궁’으로 강렬한 복귀를 알린 남주혁은 본격적으로 ‘배우 2막’을 향해 달릴 준비를 마쳤다. 마음가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그저 대중들에게 기억에 남는 연기를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다.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대중에게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해요. ‘동궁’ 같은 좋은 작품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이 한 몸 불사르며 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