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실험해 비행기 태우자”…백화점이 그리는 ‘큰 그림’ [언박싱]

백화점 3사, ‘해외 수출 플랫폼’ 경쟁
일본·대만 등 해외시장 수요 공략 중
발굴부터 해외매장 입점까지 무한 지원


롯데백화점 넥스트콘텐츠랩의 첫 주자로 나서는 K-스트리트 웨어 ‘무센트’의 팝업스토어 [롯데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국내 백화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K-콘텐츠 부흥기를 맞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는 것을 넘어, 직접 그들의 안방으로 향하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국내 신진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넥스트랩’을 론칭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해외 팝업스토어 및 정규 매장 입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오는 24일부터 연말까지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5개 브랜드의 팝업을 열 계획이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이 ‘하이퍼그라운드’,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글로벌’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9개 브랜드가 참여한 2023년 11월 태국 방콕 시암 디스커버리 쇼핑몰 팝업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 한큐우메다백화점 본점(2024년), 도쿄 이세탄 신주쿠점·시부야109(2025년),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태국 방콕 센트럴백화점(2026년)에서 국내 브랜드 팝업을 전개했다.

현대백화점은 2024년 5월 일본 도쿄 시부야 파르코에서 시작된 팝업을 오사카(2025년), 나고야(2026년)까지 확대했다. 2025년 9월 도쿄 파르코 시부야에 정규 매장을 연 데 이어 이달 초 도쿄 오모테산도에 해외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대만에서도 신광미츠코시 백화점 타이베이 신이 플레이스(2025년), 타이중 신광미츠코시 백화점(2026년)에서 팝업을 열었다.

오모테산도 더현대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3사 모두 국내에서 시장성을 확인한 뒤 해외 사업을 키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부산 센텀점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가,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가 각각 테스트베드가 됐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 ‘키네틱 그라운드’가 그 역할을 했다. 최신 트렌드가 집합한 자리를 옥석을 가리는 무대로 활용한 셈이다.

백화점의 수출 지원 플랫폼은 사실상 브랜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투자에 가깝다. 그럼에도 각 사가 나선 데는 국내 시장의 한계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최고치를 찍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견인한 최근 백화점 성장세가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역으로 해외 소비자에게 K-브랜드를 알려 수요를 일으키는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냥 손해만 보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국내로 금의환향한 브랜드를 키워내는 데 성공한다면 한시적이나마 단독 입점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뜨는 신진 브랜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장기적으로 협업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사는 빠르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연내 일본 도쿄·오사카 복합쇼핑몰에서 팝업을 추진하고, 내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등에 전문관을 오픈한다. 신세계백화점도 10~11월 대만·일본에서 추가 팝업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홍콩 등 중화권 시장으로 단계적으로 진출을 검토할 계획이다.

태국 센트럴백화점에서 진행되는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팝업 현장. [신세계백화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