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주택 기준 ‘50억 vs 30억’…강남에 묶일까, 한강벨트로 번질까

부동산정책 과세 기준선 최대쟁점 부상
‘장기보유 1주택자’ 과도한 세부담 논란
취득시 가격·보유기간 반영 필요성 제기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23일 열리는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에서 과세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준선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과세 대상이 강남권에 집중될지, 한강벨트 8개구(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구) 전역으로 확산될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초고가 주택 기준선이 시세 30억~50억원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가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시세를 분석한 결과, 시세가 50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총 2만9969가구로 서울 전체 아파트 146만9011가구의 2.0%로 집계됐다.

50억원을 과세 기준으로 설정하면 대상 주택은 강남권과 용산에 집중될 전망이다. 50억원 이상 고가아파트를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1만4855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1만315가구, 용산구 2388가구, 송파구 1023가구 순이었다. 이들 지역이 서울 전체 50억원 초과 아파트의 95.4%를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강남세’가 된다.

반면 기준선을 30억원으로 낮추면 과세 대상은 한강변 전역으로 넓어진다. 영등포구에서는 7308가구가 30억원을 넘었고 양천구 5373가구, 성동구 2732가구, 광진구 1261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에만 1만7465가구가 분포해 전체 30억원 초과 아파트의 10% 넘게 차지했다. 초고가 주택 기준이 시세 30억원 선으로 정해질 경우 한강벨트 거주 가구도 상당수 포함될 가능성이 생긴다.

광진구 자양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광진구에는 과거 아파트가 30억원을 넘는 경우가 없었지만 올해 들어 신축 대형 평형이나 재건축을 앞둔 단지에서 30억원을 넘는 거래가 나오고 현재도 호가는 30억원을 넘는 단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고가 주택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면 실제 소득이나 현금 흐름이 늘지 않은 장기 보유 1주택자까지 과도한 세 부담을 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남이나 한강변 고가 주택 보유자라고 해서 모두 투기 이익을 실현한 것은 아니다”며 “오래전 5억~10억원에 매입한 주택이 현재 70억~80억원으로 평가되더라도 처분하지 않았다면 실제 현금이 들어온 것이 아닌 평가이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해외에서는 취득가격을 기준으로 과세가격의 상승 폭을 제한하는 사례가 있다”며 “우리도 1주택자 과세를 논의할 때 현재 시세뿐 아니라 취득가격과 보유기간, 소득 수준 등을 함께 고려하는 방안을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