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이은 ‘키미 쇼크’에 힘 받은 中, AI 모델·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검토

지난 17일(현지시간)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방문객들이 ‘키미 K3’가 전시된 문샷AI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AI 및 반도체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를 검토중이다. 지난해 딥시크 공개로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주도하던 AI모델 경쟁에서 파문을 일으켰던 중국이 최근 ‘키미 쇼크’로 자신감을 얻어, 자국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중국 상무부가 지국의 첨단 기술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을 서방 국가들이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AI 기업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는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지푸 등 AI기업들이 자사모델의 해외 학습을 위해 핵심 데이터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제한하고, 외국인 사용자가 중국 AI 모델 가중치를 다운로드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또 퀄컴과 TSMC 등 해외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화웨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업이 개발한 설계를 기반으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막는 제한 조치도 검토중이다. 최근 메타의 마누스 인수 시도를 미리 저지하지 못한 실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AI 등 전략적 기술을 갖춘 자국 기업을 해외 기업이 인수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딥시크 쇼크’에 이은 ‘키미 쇼크’로 미국과의 AI 패권 경쟁에서 자신감을 얻은 것에 대한 후속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과 중국이 ‘AI 회담’을 하기 전 자국 산업 보호 방안을 마련해 놓으려는 시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오는 9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전 AI 산업에 대한 정부간 회담을 열기로 했다.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AI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를 구체화하려는 논의가 진행중이고,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협상단을 이끌고 AI 회담에 참여할 것이라 전해졌다.

AI 회담은 아직 준비 초기 단계다. 미국은 참석자나 회담 개최 장소, 의제 등을 검토하는 한편, 중국 AI 기업들에 대한 ‘견제’도 병행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AI 모델이 미국 모델을 ‘증류((distillation))’해 개발됐다는 의혹을 살피고, 사실로 확인되면 중국 기업들을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중국 모델에서 미국 대형언어모델(LLM)의 ‘워터마크’를 발견하고 있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향후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이에 대해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의혹처럼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모델을 ‘증류’했다면 이를 ‘지식재산권(IP) 절도’라 볼 수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절도를 이유로 그들을 제재할 능력이 있다”고 했다.

양국은 상대국의 프런티어급 AI 모델이 자국 산업이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상황을 두고 제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첨단 AI 칩의 대(對)중국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스타트업 문샷의 저비용·고성능 AI 모델 ‘키미 K3’가 공개된 이후 자국 기업들의 중국산 AI 모델 사용 제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