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서 오열한 20대에 5000원 쥐여준 기사…“뭐라도 사 먹고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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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부산에서 택시를 탄 20대 여성이 기사에게서 따뜻한 배려를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8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부산 카카오택시 기사님께 닿아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7시 48분부터 8시 6분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문현동까지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다며 차량 번호와 운수회사, 기사 이름 일부를 함께 적었다.

A 씨는 “개인적인 이유로 너무 힘들었던 그날은 지하철을 탈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평소에는 자주 탈 일이 없었던 택시를 타게 됐다”며 차 안에서 가족과 통화하다 하루 종일 참아온 눈물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저녁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전화에서 나눴던 걸 기억하셨는지, 목적지에 도착하고 내리려 하는데 기사님께서 오천원을 건네주셨다”며 “집 들어가기 전에 간단하게 뭐라도 사 먹고 들어가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A 씨는 “제가 20대 초반의 나이라 기사님께서 딸처럼 안쓰럽게 봐주셨던 것 같다”며 “내린 곳이 좁은 골목길이라 뒤에 차가 있어, 얼떨결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며 돈을 건네받고 황급히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돈을 손에 쥐고 한참을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 같다”며 “세상은 차갑고 냉혹하다고 생각하던 저에게, 그날의 하루를 따스하게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적었다.

A 씨는 “그때 받은 오천원은 결국 쓰지 못하고 제가 가장 아끼는 책 사이에 넣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며 “살아가다 또 저에게 힘든 하루가 찾아와도, 전 이 기억으로 또 하루를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함께 올린 사진에는 책장 사이에 끼워진 5000원권 지폐가 담겼다.

A 씨는 “다음에 기사님의 택시를 타게 된다면 그땐 제가 시원한 커피 한잔 건네드리고 싶다”며 기사에게 받은 다정함을 자신도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글에는 같은 택시 기사로 짐작되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작성자 B 씨는 19살 때 조리기능사 양식 실기시험을 마치고 늦은 밤 부산에서 지인의 집으로 가던 중 휴대전화가 꺼져 길을 잃었다고 밝혔다.

B 씨는 울면서 가진 돈만큼만 가달라고 부탁했고 택시 기사는 미터기를 끈 채 목적지까지 데려다줬다고 전했다.

B 씨는 “멀리서 시험을 치러 온 것 같은데 오늘은 택시비를 받지 않겠다며, 위험하니 돌아다니지 말고 울어서 배고플 텐데 옆에 편의점에서 빵이랑 우유 사 먹으라며 오천원을 쥐여주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같은 기사님이 맞다면 정말 커피 드리고 싶다”며 “그때 기사님이 있었기에 제가 안전하게 언니 집에 갈 수 있었고 지금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