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조선소 한화 인수 2년…美 안보 파트너 입지 굳혔다

‘골든돔’ 구축에 필요한 MRIV 건조 사업 수주
美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에도 참여
연이은 수주에 마스가 핵심 거점으로 부상
한화, 필리조선소 인수 후 2억달러 투자
조선업 낙후로 고민인 美에 희소식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화필리조선소가 2024년 한화에 인수된 이래 약 2년만에 미국 안보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미 안보에 직결된 군함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수주로 한화필리조선소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필리조선소는 최근 미 미사일방어청이 발주한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구체적인 척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에서는 2척으로 추정하고 있다.

MRIV는 미사일 비행시험 시 궤적 추적, 원격측정자료 수집, 통신 및 시험 결과 분석을 지원하는 선박이다.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 구축에 있어서 필수체계로 꼽힌다. 한화필리조선소가 건조할 첫 번째 MRIV는 2030년 인도될 예정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주에 대해 “현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해양 지배력 회복 기조에 한화필리조선소가 확실하게 편입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 3월 한화디펜스USA, 함정 및 특수 설계선 회사인 VARD와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치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는 2024년 한화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처음으로 미 해군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한화에 인수되기 이전인 2020년부터 2년 동안 미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안보용 대형 다목적 선박(NSMV) 5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 중 3척은 인도를 완료했다. 4번함은 올해, 마지막 5번함은 내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 필리조선소가 건조한 다목적선박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한화 제공]


한화필리조선소는 한화에 인수된 이래 한화오션 미국 해운 법인인 한화쉬핑이 발주한 선박을 주로 수주했다. 한화쉬핑이 발주한 선박은 중형 유조선 10척,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이다.

그런데 최근 미 안보 관련 사업들을 연이어 수주, 마스가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미 군함 MRO(유지·보수·정비)를 수행한 적은 있지만, 미 정부가 발주한 선박을 수주한 경험이 없다. 한승한 연구원은 “(이번 수주로) 대미 투자 중 마스가 관련해 한화가 가장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필리조선소 입지가 넓어지고 있는 건 한화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는 회사 인수 이래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 역량 강화와 현지 인력 확충 등을 위해 현재까지 2억달러(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화는 2030년까지 50억달러(7조원)를 투입해 한화필리조선소의 연간 선박 건조 능력을 현재 1.5척 수준에서 20척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으로서는 한화의 투자가 희소식이다. 조선업 낙후로 일감을 맡길 조선소가 한정적인 상황 속에서 필리조선소가 한화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의 선박 건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도크에 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화필리조선소의 향후 목표는 미 군함 건조이다. 미국은 번스-톨레프슨법에 의해 자국에서만 미 군함을 건조할 수 있다. 현재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조선소 중 미 군함 건조가 가능한 곳은 한화필리조선소가 유일하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다른 국가에서 미 군함 건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현지 노동자들의 반발 등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실제 지난달 미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는 해외 조선소에서 미 해군 건조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