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병가 내고 여행 선관위 간부…법원 “파면 정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뉴시스]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허위 사유를 입력해 병가를 내고 여행을 가는 등 비위를 저질러 파면된 전직 선거관리위원회 간부가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선관위를 상대로 제기한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6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기관이었던 A씨는 승인 없이 결근·지각·조퇴하고 허위 사유를 입력해 병가·공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파면 처분을 받았다.

A씨에 대한 파면 처분은 감사원의 직무 감찰을 토대로 이뤄졌다.

감사원은 지난 2023년 선관위 고위직 채용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직무감찰에 나섰고 이후 A씨의 비위를 포착해 조사개시를 통보했다.

감사 결과 A씨는 해외여행 등 개인 목적으로 무단결근을 하거나 허위병가를 냈고, 휴가 신청을 스스로 승인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항공료 영수증을 제출해 출장비를 수령한 행위도 포착됐다.

A씨는 감사원의 직무감찰이 위법해 징계 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8월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근거로 든 것은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결정이었다. 당시 헌재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선관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 권한이 없다는 헌재의 사후적 결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전에 이뤄진 직무감찰 결과는 사실인정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선관위 및 소속 공무원에 대해 직무감찰이 가능한지 여부는 이 사건 권한쟁의 결정 전까지 명백하지 않았다”며 “결정에 따라 사후적으로 감사원에 감사 권한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완료된 이 사건 직무감찰을 권한 없는 자의 행정조사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결과를 징계 자료로 사용한 절차에 하자가 없으며, A씨의 비위 행위도 객관적 자료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A씨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3일간 무단결근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때는 선관위 직원들의 복무 기강 해이 및 채용 비리 의혹이 사회적 주목을 받아 질타의 대상이 되고 감사원이 직무감찰에 착수하던 때”라며 “원고에게 공무원으로서 최소한의 복무규율 준수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A씨가 자가 승인한 허위 병가가 253일에 달하는 등 장기간 비위 행위가 지속된 점, 비위 행위에 대한 A씨의 진술 등에 비춰 파면 처분은 징계양정 기준의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