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오르면 중립금리도 ↑
예금·대출 이자 수준도 오를 전망
23일 ‘2분기GDP’ 발표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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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본격적인 ‘긴축기’에 진입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정부가 목표로 삼은 3% 잠재성장률이 현실화할 경우 기준금리의 기준점인 ‘중립금리‘도 오르며 금리 수준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잠재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중립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자원을 최대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그만큼 나라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나 성장 잠재력이 약해진 것이다. 높아지면 그 반대의 의미다.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는 일반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중립금리란 물가를 올리거나 떨어뜨리지 않고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일종의 이상적 금리 수준이다. 통화정책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잠재성장률이 오르면 중립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그만큼 기준금리 수준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은 한 관계자는 “잠재성장률은 경제 전체적으로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평균 자본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고, 중립금리도 경제 전반의 평균 수익률을 반영한다”며 “일반적으로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잠재성장률이 오르면 중립금리가 오르고, 기준금리 인상 여력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1~2015년 사이 3.4%로 추산됐다.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 5%에서 지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2%까지 추락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추정치 기준으로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2년(3.6%)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는 1.66%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이보다도 낮은 1.52%로 내다봤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중립금리는 2000년대 초반 1.7%에서 2023년 –0.3%까지 하락했다. 잠재성장률과 함께 20여년간 내리막을 걸어온 셈이다.
그동안 국내·외 기관들은 인구 고령화를 중심으로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한 ‘지식 혁명’이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에는 잠재성장률의 하방 요인에 더 주목했다면 지금은 AI가 확산하면서 잠재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명목 중립금리를 2~3%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으로 보면 현재 금리 수준(2.75%)은 균형에 가깝다. 하지만 앞으로 중립금리가 높아질 경우에는 현 금리 수준이 균형보다 낮아진다. 한은 관계자는 “중립금리가 3.5%까지 올라간다고 하면 2.75%는 여전히 낮고 완화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금리가 오르면 대출이나 예금 이자도 덩달아 오른다. 20여년 전 잠재성장률이 5~6%일 때 예금금리가 4~5% 수준이었던 것을 떠올리면 된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전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8000억원 증가한다.
앞으로 관건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현재 경기 흐름이 일시적인 성장으로 끝나느냐, 구조적인 성장 기조로 자리 잡느냐에 달렸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은 단기적인 수급 요인을 넘어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수요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폭과 지속 기간이 과거 사이클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23일 발표를 앞둔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속보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분기 실질 GDP 잠정치는 전기 대비 1.8% 늘며 2020년 3분기(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분기는 이란전쟁 영향과 1분기 기저효과 등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을 0.2%로 전망했다. 지난 16일 신현송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속도를 결정할 첫 주요 변수로 2분기 GDP와 GDI(국내총소득) 등을 꼽았다.
시장에서는 연내 한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포함해 내년까지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3.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달아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