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인천e음’ 이어 ‘바다패스’까지… 인천시, 각종 지원사업 잇따라 중단되나

박찬대 민선 9기 시정부, ‘재정 악화’로 힘든 출발
민선 8기 선심성 지원사업 잇단 축소
민선 9기 ‘빚으로 복지’ 대신 재정개혁 선택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 10일 재정 악화에 따른 기자회견 모습. [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광역시가 ‘인천e음’ 캐시백 중단에 이어 ‘인천 i 바다패스’의 타시도민 여객선 운임 지원까지 축소하기로 하면서 인천시의 각종 지원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유정복 민선 8기 시정부의 지원사업 문제로 인해 민선 9기 박찬대 시정부가 힘든 출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재정개혁에 칼을 빼들었다.

박찬대 시정부는 민선 8기 시정부 기간 동안 확대됐던 각종 지원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재정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아래 ‘선심성 지원보다 지속 가능한 재정’을 선택한 것이다.

인천시는 오는 25일부터 타시도민을 대상으로 한 ‘인천 i 바다패스’ 운임 지원을 중단한다. 사업 시행 이후 연안여객선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예산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섬 주민과 인천시민, 출향민과 연고자, 군 장병 면회객 등에 대한 지원은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잇따르는 지원사업 축소… 배경은 ‘재정 위기’

이번 결정은 지난 16일 인천e음 캐시백 지급을 중단한 데 이어 나온 두 번째 대형 지원사업 축소다.

겉으로는 개별 사업의 예산 부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진행 중인 재정 정상화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찬대 시장은 취임 직후 재정예산개혁TF를 출범시키고 숨겨진 재정부담과 계속사업 등을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미 민선 8기에서 추진된 각종 사업으로 상당한 재정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판단했다.

민선 8기 시정부는 올해 인천e음 예산을 지난해보다 약 1000억원 늘어난 2581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시는 지난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분한 재원 확보 없이 정책이 확대 추진되면서 예산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필수 사업비만 644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포함해 민선 9기 임기 동안 추가로 부담해야 할 예산은 약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재정 부담 규모 5조5000억

기금 상환 등을 포함한 전체 재정 부담 규모는 약 5조500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지방채 발행이나 차입으로 부족한 예산을 메우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바다패스 역시 이용객 증가와 여객선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사업비가 급증했다. 타시도민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올해에만 약 68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부족한 예산을 빚으로 충당하기보다 사업 구조를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민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보고 있다.

“복지는 확대보다 지속 가능성이 우선”

이번 조치는 단순히 관광객 할인 혜택을 없애는 차원을 넘어, 재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민선 8기에는 인천e음 확대, 바다패스 등 시민 체감형 지원사업이 잇따라 시행됐지만,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예산도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났다.

결국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재원을 계속 투입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는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박찬대 시정부는 “지원사업을 무조건 확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범위 안에서 운영하는 것이 시민에게 더 큰 이익”이라는 재정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시민 체감은 감소… 정치적 부담도 불가피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천e음 캐시백 중단에 이어 바다패스 축소까지 이어지면서 일부에서는 “민선 9기 들어 지원사업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바다패스가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상이 축소된 점은 정책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이다.

반면 인천시는 지금과 같은 재정 상황에서는 모든 지원사업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정개혁 성공 여부 시민 설득에 달려

전문가들은 재정 정상화 자체는 불가피한 과제이지만, 시민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지원사업 축소가 단순한 예산 절감이 아니라 재정 건전성 회복과 미래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향후 정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재정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한편,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필수 복지와 공공서비스는 유지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단기적인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차입을 반복하기보다 재정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민에게 도움이 된다”며 “건전한 재정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시정을 운영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