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비용’서 ‘경쟁력’으로…한국타이어, 수익성 제고 청신호

2분기 타이어 영업익 30%↑ 전망
영업이익률 16% 회복 ‘글로벌 1위’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판매 확대
가격 인상 효과까지 수익성 개선
미국·유럽 관세 장벽 오히려 기회로
유럽 저율 관세·미국 현지생산 효과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수익성 제고 청신호를 켰다. 미국과 유럽의 관세 장벽을 경쟁력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전기차(EV) 전용 타이어와 고인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주춤했던 이익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한국타이어 2분기 타이어 부문 실적 전망치 평균(1개월)은 매출 2조7696억원, 영업이익 446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28.9%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13.8%에서 올해 16.1%로 2.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에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료비와 운임 상승, 미국발 관세 영향이 겹치면서 타이어 부문 영업이익이 3464억원으로 전년보다 17.5%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판가 인상과 제품 믹스 개선, 관세 부담 완화 효과까지 더해지며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양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도 글로벌 타이어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타이어 부문 영업이익률은 17.9%로 피렐리(16.0%), 미쉐린(11.3%), 굿이어(5.8%)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타이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업계 최상위권의 영업이익률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2분기에는 원재료비와 운임 상승, 미국발 관세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주춤한 바 있다. 올해 2분기에는 판가 인상과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관세 대응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16%대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 2분기 타이어 부문 실적 전망치


유럽이 끌고 고인치가 밀고…가격 인상도 한몫


실적 개선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외형 성장과 고부가 제품 확대, 가격 인상, 환율 효과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분기 지역별 타이어 매출은 국내 시장이 소폭 역성장하는 반면, 유럽과 중국은 각각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2분기 유럽 매출은 1조2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3% 증가하며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 전망”이라며 “유럽 내 판매 확대에 달러와 유로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원화 환산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성 개선에는 제품 구성 변화도 한몫했다. 한국타이어는 판매단가와 마진이 높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매출 증가폭보다 이익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가격 인상도 원가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초 유럽과 한국에서 약 3%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하반기에도 유럽·중국과 한국·북미에서 2~3%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더라도 이를 판가에 반영할 수 있는 가격 결정력을 확보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전기차 전용 사계절 타이어 ‘아이온 플렉스 클라이밋’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관세 장벽 넘은 한국타이어…유럽 공략·미국 방어


특히, 지난해 수익성에 부담을 줬던 관세는 올 하반기부터는 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쟁사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관세 장벽이 한국타이어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판매 기반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타이어에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한국타이어에는 4.3%의 세율이 적용됐다. 경쟁 브랜드의 관세율 24~46%보다 크게 낮다. 이에 따라 중국 공장에서 유럽으로 공급하는 물량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판가 인상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저가 타이어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유럽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한국타이어의 유럽 매출 비중은 2015년 28%에서 올해 1분기 47%까지 높아졌고, 현지 시장점유율도 12~13% 수준으로 추정된다. 독일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BYD 헝가리 공장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시작한 점도 유럽 내 입지를 넓히는 요인이다.

EU 중국산 타이어 최종 반덤핑 관세율


미국에서는 테네시 공장 증설로 관세 부담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테네시 공장의 증설을 통해 승용차용 타이어 생산능력은 연간 550만본에서 1100만본으로 확대되고, 트럭·버스용 타이어 100만본의 생산능력도 추가된다. 현지 생산이 늘면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오던 물량을 대체해 수입관세 노출을 줄일 수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따라 관세 부담은 연결 매출의 1%대 중반에서 올해 하반기 0.5% 미만으로 낮아지고, 2027년에는 0.3% 미만까지 축소될 전망”이라며 “테네시 공장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관세 부담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지역별 연간 타이어 매출 추이


전기차 교체 수요 본격화…다음 성장축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는 전기차 교체용(RE) 타이어 시장이 꼽힌다. 2020~2022년 전기차 판매 급증기에 출고된 차량들이 올해부터 첫 타이어 교체 시점에 접어든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iON)’을 앞세워 테슬라, BYD,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기차 신차용 타이어 매출 비중도 올해 27%에서 내년 3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이란 전쟁 리스크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원재료와 운반비 부담이 5월부터 커졌고, 그 영향은 2분기보다 3분기에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쟁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원유 가격 안정화가 8~9월 내 재개된다면 4분기부터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실적 레벨업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 매크로 변동성 국면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