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겨도 문제없다”…재료硏,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난제 해결

- 낚시 그물 구조 모사, 수분 침투 막는 기술 개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실제 물속에 반복적으로 담그는 침수 시험.[한국재료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대 단점으로 꼽혀온 수분 안정성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재료연구원 김소연·임동찬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낚시 그물 구조를 모사한 분자 네트워크를 페로브스카이트 계면에 형성해 수분 침투를 막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버금가는 효율을 가지면서도 낮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수분과 산소에 매우 취약해 비나 습기에 노출되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지금까지는 두꺼운 보호막으로 외부의 물을 막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지만 제조 비용이 증가하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외부를 막는 대신 소재 자체를 물에 강하게 만드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금속 이온(Cu2+)을 연결 고리로, 단단한 유기분자(BCP)와 유연한 고분자(PEIE)를 결합해 낚시 그물처럼 촘촘한 분자 네트워크를 페로브스카이트 계면에 형성했다.

이 구조는 수분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태양전지 성능 저하의 원인인 이온 이동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실제 물속에 반복적으로 담그는 침수 시험을 통해 내수성을 검증했다.

또한 별도의 글로브박스 없이 공기 중에서 제작한 태양전지로 26% 이상의 광변환 효율을 달성했으며, 반복적인 침수 시험 후에도 성능이 회복되는 우수한 내수성을 입증했다.

김소연(왼쪽), 임동찬 한국재료연구원 박사.[한국재료연구원 제공]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기존 태양전지가 사용되기 어려웠던 습기 많고 물과 가까운 환경에서도 태양전지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노지 농업 현장, 스마트팜, 양식장, 하천·저수지 주변에서 수온, 수질, 이온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수중·실외 IoT 센서의 자립 전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가볍고 유연한 태양전지로 확장하면 건물 외벽이나 창호에 부착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자동차 차체와 곡면 구조물에 적용하는 자동차일체형 태양광(VIPV), 웨어러블·휴대형 전원, 스마트팩토리용 독립 전원 등으로 응용 범위가 넓어진다.

김소연·임동찬 박사는 “이번 연구는 태양전지 소재 자체를 물에 강하게 만든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이 기술을 대면적 코팅 공정과 롤투롤 연속 생산 공정에 적용하고, 유연 태양전지, 건물일체형 태양광, 자동차일체형 태양광, 수중·실외 IoT 센서용 자립 전원 등 실제 응용 분야에 맞춘 모듈화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나노기술 및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마이크로 레터(Nano-Micro Letters)’에 지난 17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