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불씨’ 홈플 영업재개 일러야 ‘7말8초’

회생절차 폐지 취소…가결기간 연장
법원 검토·DIP 집행에 1~2주 걸릴 듯
‘평균 7.7억 미납’ 협력사 신뢰회복 관건
온라인몰 이탈 택배사·기사 설득 ‘과제’


서울회생법원이 21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연장했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의 긴급영업자금(DIP) 자금을 통해 회생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납품업체와 협상 등 단계가 남아있어 당장 홈플러스 영업이 재개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이날 오전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법정 최후기한인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했다고 밝혔다. 전날 홈플러스가 제기한 즉시 항고를 수용한 것이다. 법원은 “폐지결정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한 수행가능성 결여를 이유로 하는데, 운영자금이 조달됐으므로 즉시항고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정치권 중재로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이 2000억원의 DIP 대출 전액에 연대보증을 섰고,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DIP 대출을 의결하며 숨통이 트였다.

연장된 9월 4일은 현행법상 연장 가능한 기업회생절차 최종 시한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회생을 위한 ‘마지막’ 정상화 노력에 들어갈 전망이다. 업계는 자금 집행 절차가 빠르면 이번 주 중, 늦어도 내주 초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회생 재개 및 연장을 결정하면 홈플러스는 DIP 대출 자금을 바탕으로 납품업체와 영업 재개를 위한 협상에 들어가는 수순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67개 매장과 온라인몰 영업을 중단했다.

가장 큰 과제는 납품업체의 신뢰 회복이다. 홈플러스는 재정난으로 납품업체에 수개월째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50개 홈플러스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납된 납품 대금 규모는 평균 7억7400만원에 달했다. 10곳 중 4곳은 5억원 이상, 2곳은 10억원 이상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매장 문을 열기 위해서는 밀린 대금을 일부라도 지급하고 거래 물꼬를 다시 터야 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자체적으로 매대를 채우기 어려운 신선식품 및 식료품 공급업체를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몰도 마찬가지다. 배송업무를 맡았던 택배사들이 영업 중단 이후 이탈했다.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기존 택배사와 배송기사들이 그사이 다른 거래처를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온라인몰 영업 재개가 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밀린 임금 지급도 문제다. 홈플러스는 앞서 6월 임금의 일부만 지급했다. 7월 임금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부터 다수 직원이 퇴사하면서 한 달 임금 규모는 약 3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영업 재개를 위해서는 납품업체 및 택배사 협상이 선행돼야 한다”며 “미지급된 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가 영업을 재개할 경우 카드사들도 대금 지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대부분은 홈플러스가 영업을 중단한 직후부터 홈플러스에 대금 지급을 보류 중이다. 영업 중단 전에 발생한 홈플러스 매출 대금 중 일부 등의 환불 사태를 고려한 조치다. 현재 홈플러스 상황을 고려할 때 추후 대금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