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0.3은 정책 실패의 결과”… 송도 8·9공구 주민들, 인천1호선 연장 촉구

“10조 개발이익은 가져가고 4000억 지하철은 못하나”
인천시 재정 투입 요구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 추가 연장 노선도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8·9공구 주민들이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 연장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며 인천시에 정책적 결단을 요구했다.

송도5동 입주자대표연합회와 인천1호선 송도연장 추진위원회, 송도 8·9공구 도약과 미래발전협의회는 21일 인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와 인천시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만 내세우며 사업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조속한 착공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현재 송도 8·9공구가 입주 및 입주 예정 아파트를 포함해 2만406세대, 약 6만 명 규모의 생활권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철도망이 없어 교통 불편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과 골든하버, 향후 추진 예정인 테르메 등 대규모 관광·상업시설까지 고려하면 단순 주민등록 인구만으로 사업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B/C 0.3 주민 책임 아닌 정책 실패

주민들은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사업의 경제성(B/C)이 0.3에 불과한 것은 사업 자체의 가치가 낮아서가 아니라 개발과 교통 인프라 공급이 늦어진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발이 지연되면서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고 그 결과 상권과 관광 활성화도 늦어져 이용 수요가 감소했다”며 “이렇게 낮아진 경제성을 다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로 삼는 것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주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람이 모두 모인 뒤 지하철을 놓겠다는 것이 아니라 도시 성장을 위해 교통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접근성이 개선돼야 관광과 상권도 살아나고 경제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송도 개발이익은 쓰고 교통은 외면

주민들은 송도 개발을 통해 발생한 막대한 재원이 인천시 재정 건전화와 원도심 개발 등에 활용됐음에도 정작 송도 8·9공구의 교통 인프라는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10조 원에 가까운 송도 개발 재원은 인천시가 활용하면서도 4000억 원 규모의 지하철 연장사업은 재정 부족과 경제성을 이유로 추진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송도 주민들도 원도심 발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발 이익을 인천 전체를 위해 사용했다면 송도 주민들의 기본적인 교통권 역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학역처럼 인천시 재정으로 추진해야

주민들은 “청학역 사례를 거론하며 인천시가 정책적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자체 재정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송도 연장사업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필요할 경우 인천시가 재정 100%를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4대 요구 제시

주민들은 이날 ▷낮은 B/C의 원인인 개발 지연과 교통 인프라 부족을 함께 평가할 것 ▷6만 명 규모의 장래 인구와 생활인구, 교통 소외를 예비타당성조사에 반영할 것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과 골든하버 등 미래 관광수요를 사업성 평가에 포함할 것 ▷예타 결과와 관계없이 인천시가 책임 있게 재정을 투입해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 연장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정부와 인천시에 촉구했다.

주민들은 “10년 가까이 교통 인프라 없이 생활해 온 주민들의 요구는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교통복지”라며 “송도 8·9공구의 교통권이 보장될 때까지 연대와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